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현대인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많은 가공식품과 다양한 음식 종류를 접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가공 공정상 식품첨가물이 없으면 식품 제조가 불가능한 식품군이 많다. 껌 기초제가 없으면 껌이 될 수 없고, 단백질 응고제가 없으면 두부를 제조할 수 없다. 팽창제가 없으면 반죽이 부풀지 않아 빵 제조가 어렵고 유화제 및 기포포집제가 없으면 아이스크림 제조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생활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식품첨가물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반응을 넘어 혐오 수준의 견해를 지닌 듯하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바른 견해와 이해를 통해 대학생을 포함한 현대인들이 가진 근거 없는 공포를 해소하고 바른 먹거리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위해 본 글을 적는다.

식품위생법 제2조에서 식품첨가물은 식품을 제조·가공 또는 보존하는 과정에서 식품에 넣거나 섞는 물질 또는 식품을 적시는 등에 사용되는 물질로 정의돼 있다. 이 경우 기구·용기·포장을 살균·소독하는데 사용되어 간접적으로 식품으로 옮아갈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41건의 화학적 합성품, 213건의 천연첨가물, 7건의 혼합제제류가 식품첨가물로 지정되어 있다. 새로운 식품첨가물로 지정받고자 할 경우에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을 입증 또는 확인 가능한 과학적 자료와 식품첨가물로써 사용돼야 하는 필요성 및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검토, 식품위생심의위원회의 심의,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설정 또는 사용기준을 개정할 수 있다.

식품첨가물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된 화합물이다. 우리는 화합물(chemical compounds)로 된 세상에 살고 있다. 물(H2O)도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화합물이며 몸에 좋다고 알려진 천연물 유래인 인삼, 홍삼, 산삼, 비타민 C, 토코페롤 등도 모두 화합물이다. 이들 화합물이 조화롭게 적정량 존재하는 식품을 섭취 시 풍미 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거의 모든 화합물은 순수한 형태를 적정량 이상 섭취 시에는 맛과 영양 측면 그리고 건강 측면에서 과유불급 상황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식품첨가물의 '존재' 자체가 문제가 아닌 '섭취량'의 문제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또한, 얼마나 조화롭게 이들 화합물을 섭취하는가가 중요하다. 일례로 소금(NaCl)은 식품에 맛을 제공하고 우리 인체의 기능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화합물이나 과량 섭취 시 식품의 풍미를 오히려 저하하고 고혈압 등 건강상의 부작용을 유발 가능하다.

현대인들은 식품첨가물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끊임없이 주입받고 있다. 특히 매스컴을 통한 식품위생 불량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들에게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식품첨가물과 환경호르몬이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식품첨가물은 기본적으로 식품에서 유래되었거나 적정섭취량 이하에서는 건강에 이상이 없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물질들이나 환경호르몬은 미량으로도 건강에 해로운 물질로 근본적으로 서로 완전히 다른 부류의 화합물이다. 전혀 다른 두 물질의 위해성을 같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식품첨가물이 일정량 이하 섭취 시 건강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모름에 기인한다.

과거의 잘못된 연구결과나 보고로 입력된 정보가 새로운 사실이 발표되었음에도 바뀌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카린의 경우, 과학적으로 무해함이 밝혀져 2001년 미국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이 사카린을 안전한 물질로 인정하였고 2010년 12월에는 미국 환경보호청이 사카린을 ‘인간 유해 물질’의 명단에서 제외했다. 현재 사카린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특정 식품에만 사용하도록 규제되어 있다.

본 글은 식품첨가물 사용량을 늘리자고 하는 취지의 글이 아니며 현대인의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가공식품 제조 시 사용되는 식품첨가물들이 공포를 일으킬 만큼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음을 변호하고 싶을 뿐이다. 대학생들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추었을 때,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으며 부정확한 건강상식과 식품첨가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성대인이 될 것이다.

▲ 식품생명공학과 이재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