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은솔 편집장 (eunsol_kim@skkuw.com)

 

“지금 내 앞에 성대신문 읽는 사람 있어.”

어느 오후, 성대신문 카톡방이 잠깐 뜨거워졌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가 성대신문을 읽는다며 신나하던 기자, ‘보기 드문’ 현장이라던 기자…웃음이 나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학생이 학교의 신문을 읽는 게 신기한 일이라니.

지난 2일 성대신문은 개강호로 학우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평소보다 특집 기사가 많이 들어가기도 했고, 어느 한 기자 빠짐없이 공들인 신문이었기에 역시나 ‘혹시 이번에는’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한 주가 끝날 때까지 수북이 쌓여 있곤 했던 신문이 이번 주에는 많이 읽히기를-하고 말이다. 일주일을 공들여 만든 신문이 한 학우의 손에 들려가는 것을 볼 때의 기분, 자신이 쓴 기사에 페이스북 ‘좋아요’가 많이 눌린다거나, ‘기사 잘 읽었습니다’라는 댓글 하나가 달릴 때의 그 기분. 어쩌면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는 이 일들은 그러나 필자에겐 오래전부터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 종이신문의 위기, 특히 독자 수 감소는 학보사 기자라면 필연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의 위기는 일차적으로 기존 대학신문의 무거운 주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떨어진 것에 기인한다. 무한 취업 경쟁 속에 대학신문은 학우들의 눈길을 끌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 더불어 과거와 달리 휴대폰, PC 등을 통해 종이 밖에서 정보를 얻기 쉬워진 환경도 한몫했다. 학우들이 원하는 것과 학보사가 다루는 소재 간 괴리에 따른 독자들의 외면, 신문 편집을 둘러싼 학교와의 잠재적 마찰…. 의지할 데 없는 학보사 기자들은 지치고, 또 지친다. ‘열심히 만들면 뭐해, 읽는 사람이 없는데.’ 마감에 지친 어느 기자가 툭 내뱉은 말에도, 필자는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위기가 절대 명제처럼 굳어졌다 해도, 필자는 여전히 학보도 ‘읽고 싶은 신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지난 2일 발간된 개강호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던 것 같다. 개강호에 평소보다 눈길을 끄는 특집 기사를 많이 싣기도 했고, 카드 뉴스를 페이스북에 노출하는 등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고자 노력했다. 성균인의 편지나 학우가 그린 만화 등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방학 중에 ‘독자를 많이 확보하자’며 기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그리고 지난주, 필자는 학우들의 손에 들린 신문을 평소보다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들어온 기자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들어온 기자든, ‘읽고 싶은 기사’ 쓰기를 마다하는 기자는 없을 것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어떤 글이든 읽혀야 의미가 있듯, 성대신문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학우들의 알 권리를 위해 쓴 기사라도, 학우들에게 읽히지 않으면 의미 없는 한 장의 종잇장에 불과하다. 자기만족을 위한 기사 쓰기는 얼마 가지 못하기에, 기자들은 그 의미를 찾아 오늘도 바쁘게 발로 뛰고, 밤을 새워가며 기사를 쓴다.
이 글은 단지 기자들의 노력을 알아달라고 토로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성대신문이 이렇게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는 말을 하고자 함이다. 필자가 수습기자부터 새긴 대학언론의 역할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학우들에게 유익하면서도 내놓기 부끄럽지 않은 신문. 그 신문을 만들기 위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학우들과 함께하는 성대신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그러니 학우 여러분들도 성대신문을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꼭 말하고 싶었다. 항상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