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예술그룹 쿨레칸 인터뷰

기자명 이택수 기자 (ltsu11@ naver.com)

 

 

고향이 어디인가.
엠마누엘 파소 : 우리는 부르키나파소에서 왔다. 부르키나는 ‘welcome’, 파소는 ‘country’란 뜻으로 부르키나파소는 말하자면 ‘사람을 환영하는 나라’다. 나라의 이름처럼 우리는 당신들을 환영한다.(웃음)
 
독자들을 위해 ‘쿨레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엠마누엘 : 처음에 포천 아프리카 박물관이 우리에게 정기적인 공연을 제안했고 우리는 오디션을 보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강한 차별을 느꼈다. 일부 박물관 디렉터들은 우리가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그들의 도움을 받고 한국에 오게 되었으니 무조건 자신을 존중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작년 박물관의 인종차별이 언론에 보도된 후 같이 공연하던 사람들은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한국에 남았다. 진짜 아프리카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 후로 홍대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에서 ‘쿨레칸’ 즉 ‘뿌리의 외침’이라는 팀으로 아프리카 전통 춤과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다른 지역에는 없는 ‘그리오’ 문화가 존재한다고 들었다. 그리오는 어떤 사람인가.
아미두 발라니 : 부르키나파소는 62개의 부족과 언어가 있는데 각 부족은 그들만의 ‘그리오’가 있다. 그리오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굳이 하자면 ‘메신저’다. 왕이 어떤 지역에 전할 말이 있을 때, 남성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할 때, 다툼이 생겼을 때 그리오는 이를 전하고, 알리고,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리오는 아프리카의 음악가로 오직 그리오 만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나와 내 가족들은 모두 그리오로 우리의 모든 삶은 음악이다. 우리는 음악과 함께 태어나 살아간다.
 
엠마누엘씨는 서아프리카 전통춤의 계승자라고 들었다. 전통춤만의 특징이 있나.
엠마누엘 : 내가 추는 춤은 ‘보보동’인데 ‘보보’는 내 부족의 이름이고 ‘동’은 춤이라는 뜻이다. 이 춤의 모든 동작은 대화다. 전통춤의 모든 동작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과 같다. 보보동은 농사일에서 유래가 된 춤으로, 수확 철에 그리오는 음악을 연주하고 우리는 발을 움직이며 농사를 짓는다. 경작이 끝나고 우리는 곡물들을 집으로 가져온 뒤 파티를 열어 춤을 춘다. 보보동은 이런 일련의 일들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고. 굉장히 실용적인 춤이라 할 수 있다. 일하고, 만드는 춤이다. 우리 부족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춤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동물 춤’이 있다. 각자 다른 동물들의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데 가면이 다르면 춤도 다 다르다. 모든 전통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 쿨레칸의 아프리카 댄스 워크숍 포스터.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제공
한국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
엠마누엘 : 주로 공연을 하고 있다. 매달 우리는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에서 공연을 하고, 다른 곳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하자 학교에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으며 강남에서도 곧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춤이 무엇이고, 아프리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싶다. 한국인들은 아프리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것은 아프리카의 정신이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만약 내가 이것을 잃는다면 죽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을 한국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엠마누엘 : 많은 댄서를 만나고 느끼고 싶다. 나는 그들에게서 새로운 것을 얻고 또 전한다. 한국인들에게 배우고 또 영향을 주고 싶다.
아미두 : 내가 아프리카 악기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는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쪽에 한국 음악가가 있고, 다른 쪽에 일본 음악가가 있다고 해보자. 음악으로 이 둘은 나란히 앉아 하나의 가족이 될 수 있다.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준다. 우리들은 주고받으며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