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다빈 기자 (dabin@skkuw.com)

 

“킹스맨 요원의 빈자리를 채워줄 적임자를 자네들이 추천해보게.”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회의 장면에 나오는 대사다. 9명이 참석하는 회의지만, 실제로 양복점 회의실에 앉아 있는 요원은 단 2명. 웨어러블 스마트 안경을 쓰자 나머지 요원들이 디지털 장치를 통해 회의실로 나타난다. 원격으로 3차원 영상회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원격으로 자동차를 조종하기도 한다. 이 모든 영화 속 장면 뒤에는 ‘ICT(정보통신기술)’가 숨어있다. ICT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증을 안고 우리 학교 대학원 휴먼ICT융합학과 조준동 학과장의 연구실을 찾았다.
 
ICT는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로, 정보기술과 통신기술이 합쳐진 ‘정보통신기술’이다. ICT는 데이터를 수집·보관·분석하며 △교육 △농업 △서비스 △의료 △제품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돼 발전하고 있다. 이젠 너무나도 친숙해진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워치 등이 ICT로 만들어진 대표 제품들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5년 산업기상도’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전망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맑음’으로 예보했다. 작년 한 해, 수출 1738.8억 달러/수지 863.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ICT 산업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경제를 믿음직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ICT 산업을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창의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이 결합한 ICT 산업의 발전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ICT 관련 분야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스마트에너지 역시 미래 경제를 책임질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ICT 산업이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까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 학과장은 “ICT 융합 기술로 만들어진 결과물들은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ICT 기술이 구현된 ‘스마트 홈’은 스마트폰을 통해 서로 연결된 집안의 모든 장치들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인간의 수고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자원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한 ‘스마트 헬스케어’는 사전진단 및 원격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보다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처럼 ICT 융합산업은 우리의 생활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친인간형’ 기술이다.
조 학과장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ICT 산업에 대해 “사용자 경험에 충실한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이 핵심기술”이라며 “기존의 기획이나 경영을 넘어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UX 디자인은 소비자와 제품과의 상호작용을 디자인의 주요소로 고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ICT 융합산업과 더불어 UX 디자인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인은 최첨단 제품에 아날로그적 경험을 적용한 애플의 단순함에 열광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잡스가 줄곧 추구한 것이 바로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서 출발하는 UX 디자인이다. 나아가 조 학과장은 기업들이 ICT 융합기술과 관련된 부서를 만들고, “ICT와 함께 인지공학과 인문학을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신설돼야 한다”며 ICT 산업을 한층 더 촉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ICT 산업은 우리를 어떤 미래로 이끌까? 조 학과장은 “지금은 냉장고가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기능적인 역할만 하지만, 몇 년 후에는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지않아 ICT 기술은 ‘스마트’시대를 넘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스마일’시대를 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