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요즘 학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남자아이가 카톡을 읽고 답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요?”와 같은 개인적인 질문에서 “선생님은 나중에 뭐 하고 싶어요?”와 같은 질문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강렬한 질문은 바로 “저 문과 가고 싶은데 문과 가면 진짜 그렇게 힘들어요?”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으면 옆 친구들은 바로 “야 이과가 답이야, 문과 가서 뭐하냐?” 라는 답변을 곧잘 하고는 한다. 사실 경영대 학생으로서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꽤 마음이 동한다. 이 아이들은, 물론 그냥 자기들이 적당히 들은 지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아이들이 알 정도로 요즘 사회는 문과 출신들에게 박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요새 모든 언론 매체에서 ‘미생’을 외치는 와중에 문과생들은 엄청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마저도 현대사회에서는 살기 힘들다고 언론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중앙대의 학과제 개편논의는 굉장히 뜨거운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논의가 뜨거운 이유는 단순하다. 학과가 사라지고 단과대별로 학생들을 관리해서 전공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면, 지금 순수인문학이 서 있을 자리가 없어진다는 주장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아직 이 주제에 관하여 어느 입장에 확실히 서 있지 않다. 학과제를 폐지하자는 입장도 결국 사회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본다면 타당성이 있는 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대학의 기능과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하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인문학의 현대사회화이다. 인문학 전공자는 반드시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다. 순수인문학이라고 하여 꼭 사회와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국, 아무리 세상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사람끼리 사는 세상이다. 개개인의 문제,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가장 정확히 그리고 심도 있게 풀어주는 학문이 바로 순수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가 계속되는 한 순수인문학은 사라질 수 없다. 순수인문학 자체가 어떻게 현대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서 새롭게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성균 논어 수업을 들으면서 모든 현대인이 한 번쯤은 들어 봤으면 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순수인문학은 아직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앞으로 순수인문학의 변화과정을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 될 것이다. 특히 성균관대 학생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 차연호(글경영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