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물음 그리고 또 물음입니다”
“인문학은 물음 그리고 또 물음입니다”
  • 강신강 기자
  • 승인 2015.03.22 13:23
  • 호수 15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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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이병덕 교수 인터뷰

 

▲ 철학과 이병덕 교수. / 안상훈 기자 tkd0181@skkuw.com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말은 고대 희랍어 ‘Philosophia’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철학은 ‘진리란 무엇인가’, ‘가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의미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 물음을 제기하고 이에 답하고자 노력하는 학문이다. 철학과는 인류가 지금까지 이룩한 지적 성취들의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성취하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계몽된 삶,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추구하는 학과다.
 
지난달 ‘SKKU Young-Fellowship’을 수상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SKKU Fellowship’과 ‘Young-Fellowship’은 주로 이공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교수들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순수 철학을 전공하는 내가 Young-Fellowship을 받았다는 사실은 우리 학교가 순수 인문학 분야를 등한시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철학의 다양한 분과 중 현대 인식론을 전공하셨다. 어떤 학문인가.
천체 망원경을 통해 관찰되는 천체 현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면 우선 천체 망원경의 작동원리와 성능을 이해해야한다. 이처럼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알 수 있는 인식의 한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 인식론은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다.
 
현대 철학은 어떤 상황에 있나.
인류가 지금껏 축적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지식의 양이 한 개인이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제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이 단독으로 시대의 판을 바꾸는 스타 과학자가 나오기 어려운 시대다. 이는 철학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혼자서 모든 철학분야를 아우르기 어려운 시점이다. 어마어마한 지식의 양 때문에 동료 철학자들과 역할을 분담하면서 자신의 철학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철학과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내가 전공하는 영미철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들 중 하나는 합리성의 영역을 다루는 이성의 공간과 자연법칙으로 설명되는 자연의 공간을 정합적으로 통합하는 하나의 세계관을 제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우리 세대처럼 선진국들의 철학 담론을 쫓아가는 단계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새로운 철학담론을 창출하는 레벨로 우리나라의 철학 수준을 높이기 위해 애써야한다. 이에 있어 우리 학교는 오랜 인문학 전통이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인문학이 당장 취직하는 데 바로 도움이 되는 직업교육이 아니라는 단기적 소견으로 인문학을 박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인문학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했던 지난 시대를 거쳐,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인문학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인문학 수준은 선진국의 수준보다 낙후되어 있어 학문을 주로 서구에서 수입해 연구하는 것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의 인문학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과 담론을 창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철학적 태도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의 지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용맹정진’하는 태도다. 철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개인이나 사회가 큰 틀에서 합리적 방향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기되는 수많은 이념들과 주장들을 평가함으로써 사람들의 시야가 거짓과 사기에 가려져 비이성적인 광기나 미망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과대학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삶을 긴 호흡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또한 이를 위해 자신을 잘 알 필요가 있다.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특히, 이 ‘지피지기’란 말이 중요하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사는 동안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많은 갈림길이 있다. 이 때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자신의 본성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래야만 후회도 없다. ‘나’를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해 인간의 본성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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