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015년 3월이 아닌 2014년 3월. 나도 이때 새내기였다. ‘킹고 킹고 에스카라 킹고’를 외치면서 어깨동무하고 좌우, 앞뒤로 움직이면서 덩실덩실 거렸다. 어색한 LC 친구들과 한마디씩 주고받으면서 친해지려고 하던 내가 보인다. 대학의 로망을 생각하면서 들뜬 상태였고 정말 정신이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새내기 배움터 관문 통과에서 춤추고 있었다. 생전 해본 적 없는 걸그룹 댄스를 연습하고 술도 엄청 마시면서 즐거워했다. 그러고 나서 동아리 부스에 여기저기 구경 다니며 여기 이름 쓰고 저기 이름 쓰고 하면서 고등학교와 전혀 다른 모습에 설렜다.

이 설렘도 잠시, 힘들었던 기억도 있다. 소스가 없어서 1학점짜리 기초물리학실험 리포트를 밤새 쓰면서 힘들어했다. 이런 나를 보면서 선배들은 1학년 때 놀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 헌내기가 된 내가 1학년을 되돌아보면 무엇이 기억날까? 과제를 밤새서 한 기억? 물론 있다. 힘들고 지쳐하던 기억들, 밤새서 공부했던 기억, 그런 기억들이 있지만 그것보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들은 여행 다닌 기억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1년 사이에 난 정말 많이 달라졌다.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고 여러 가지 추억도 쌓았다. 우리 LC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면 같이 유명한 축제에 가곤 했다. 억새축제도 가고 놀이공원 가서 밤새 논 기억도 있고 거기서 셀카봉으로 여기 저기 찍었던 기억들도 있다. 또 지방 출신이었던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한동안 못 만나서 방학 때 다 같이 내일로 여행을 기획해 여수, 전주, 순천 등에서 재밌는 추억을 쌓고 많은 사진을 찍으면서 ‘먹방’도 했다. 힘들 때 가끔씩 이런 사진들을 보면 흐뭇하면서 힘이 나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대학의 가장 큰 좋은 점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이 자유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정말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보고 짝사랑도, 연애도 해보고 하나에 미쳐보기도 하다보면 이것들이 나중에 미래의 나를 만들 것이다. 아직도 난 대학이라는 곳에서 3년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취업을 하면 자신의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고 싶은 것이나, 여행이나, 못해본 여러 가지들을 이 시간동안 꼭 하고 오라는 선배님들의 조언도 종종 들었다. 그런 경험이 진짜 일하면서 힘들 때 자신에게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된다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니, 나쁜 경험이니 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이런 것도 했구나” 하면서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 김준희(화공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