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신강 기자 (skproject@naver.com)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짜장면 먹을래? 짬뽕 먹을래?”, “물냉? 비냉?” …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지상 최대의 난제들이다. 그나마 과거에는 선택지가 두 개밖에 없었다. 둘 중에 하나만 포기하면 되는 시대였다. 요즘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치킨만 하더라도 ‘양념 치킨’, ‘후라이드 치킨’, ‘마늘 치킨’, ‘파닭’ 등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 하나를 선택하면 포기해야할 것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 판매자들은 이러한 우리의 상황에 도움을 주고자 ‘짬짜면’, ‘양념반 후라이드반’ 등의 메뉴를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있다.
몇 해 전부터 이렇게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남들을 따라가거나 선택을 미루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결정장애’라는 말이 마치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기자 올리버 예게스는 자신의 저서 <결정장애 세대>를 통해 요즘의 젊은 세대를 ‘Generation Maybe’라고 불렀다. 지금의 20,30대는 “Yes or No?”의 상황에서 ‘Yes’나 ‘No’가 아니라 ‘Maybe’라는 답변을 내놓는다는 의미다. 또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역시 2015년 10대 소비트렌드 1순위로 ‘햄릿 증후군’을 선정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주인공 ‘햄릿’은 예로부터 우유부단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결국 두 개념 모두 ‘결정 장애’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왜 우리는 결정내리지 못할까? 어쩌다가 우리는 ‘결정장애’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을까? 이번호 학술부에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햄릿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