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교수로 재직한 지 어느덧 18년째가 되었다. 그동안 강의나 학교활동을 통해 접한 학생들도 어림잡아 2~3천 명은 될 것 같다. 특히 신입생들을 보면 우리 대학은 계열별 모집이 대부분인지라 입학 후 전공선택에 특히 관심이 많다. 그래서 신입생들을 만나보면 “교수님 전공은 취직 잘돼요? 월급은요?”라는 질문과 더불어 어떤 학생들은 돌직구를 날린다. “요즘은 어떤 전공이 제일 잘 나가요?”라고.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기업 취업과 관련해서 살펴보면, 2016년부터 60세 정년 의무화가 시행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정년은 평균 58세 정도였다. 만약 여러분이 이것을 보고 “아하 이제 취업하면 60세까지는 걱정 없겠구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 얘기는 이전에는 잘하면 평균 58세까지 대기업에서 생존해 있을 수 있었는데, 이제 그 기한이 2년 더 연장되었다는 얘기에 불과하다. 그것도 ‘잘하면’이라는 가정에서이지 60세까지 직장이 보장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어느 기관에서 2013년 기준으로 조사한 30대 대기업의 평균근속연수는 10년에도 못 미친다. 물론 경영진까지 승진하여 30년 이상 근속한 사람과 대기업을 옮겨 다니며 근무하는 사람, 창업한 사람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에도 못 미치는 것을 보면 60세 정년 의무화라는 말은 별로 지금 학생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여러분들은 대기업에 취업해도 평균적으로 10년 정도 다니다가 자의건 타의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012년 기준 81세이다. 이 평균수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갈 것이고 이로 인해 정년 이후 받게 될 연금혜택은 줄어들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금부족과 의료비 충당으로 인해 2050년엔 노인 10명 중 4명이 일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자 이 얘기는 무엇일까? 취업만 하면 인생이 보장된다는 말은 아주 옛날얘기이고(사실 이런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한 직장에 10년 이상 근무하기 쉽지 않으며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도 계속 일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평생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선택해야 할 전공은 무엇일까? 지금 잘 나가는 전공이, 즉 그와 관련된 산업이 10년 후 20년 후에도 잘 나갈까? 이런 걱정을 해야 하나? 잘 나가는 전공만 찾으면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내가 평생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전공은 무엇일까? 무엇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까? 내가 어떤 일을 하면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 내가 졸업 후 100세까지 이 분야에서 계속 자기계발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전공은 무엇일까? 이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잘 나가는 전공이 무엇인지 찾지 말고, 여러분이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 있는 전공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는지 그런 것들을 찾아보고 취업한 선배들도 찾아가 보고 하면서 전공을 선택하기 바란다. 우리 대학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과 동문의 활동으로 대기업에서 선호하는 top 그룹 대학이다. 어떤 전공에서든지 다른 어떤 대학보다도 취업은 물론 여러 가지 기회가 있는 대학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눈앞의 취업보다는 평생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전공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것이 당신에게 가장 “잘 나가는 전공”이다.
▲ 진상윤 건축토목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