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원현 기자 (won_jo26@skkuw.com)

 

지난달 6일과 8일 양 캠 전학대회가 열렸다. 전학대회는 전반적인 학생사업을 논의하는 회의기구로 총학생회장단, 단과대 학생회장단, 학과 학생회장단 등이 참여해 각 단위의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이를 통해 ‘학생자치’라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학생사회의 앞날을 결정한다.
이번 전학대회에서 학생자치의 근간을 규정하는 학생회칙을 대폭 개정하는 내용이 논의됐다. 단과대 학생회에 비례대표제 도입을 시도하는 개정안은 세밀한 부분을 보강해 2학기 전학대회에 재상정될 계획이다. 만약 2학기 전학대회에서 비례대표제 안이 가결될 경우 학생회 선거구조에 다소 변동이 생긴다. 비례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몇몇 단과대들은 이에 관한 단과대 학생회칙 및 선거세칙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각 단과대 학우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들은 전학대회에 각 단위를 대표하는 대의원으로 참석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논의에 대해 알고 있는 학우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물음을 떠올리는 순간 씁쓸함이 마음속 가득해진다. 인사캠 전학대회가 열리던 날, 같은 수업을 듣는 한 동기가 나에게 동정 어린 질문을 던졌다. “전학대회 같은 것들 결국 몇몇 소수들끼리 벌이는 잔치인데 굳이 그곳에 매달려서 뭐해?” 현실이 그렇다. 전학대회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줄임말이고 이 회의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대의원’이다. 말 그대로 학우들의 선거로 뽑힌 각 대표자가 회의에 참석해 학우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 학우들은 자신의 대표자가 어떤 일을 어디서, 어떻게, 왜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번 호에 실리는 전학대회 기사를 ‘재미없다’고 여기는 학우도 상당수일 것이다. 이쯤 되면 전학대회가 진정 전체학우를 대표하는 회의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학우들의 무관심만을 탓할 수는 없다. 학생자치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학가의 탈정치화와 가속되는 청년 취업난이 분명 일반 학우들의 잘못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자치의 ‘학생’과 ‘자치’가 끊임없이 멀어지는 모습을 당연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신 나는 학우들에게 사회를 보는 조금 더 넓은 시각을 그리고 대학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존감을 가져보자고 말하고 싶다. 전공서적에 적혀있는 내용이, 토익 기출문제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전부는 아니다. 그 밖의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사회 일원으로서 내 권리를 행사한다면, 개인적인 영역에만 몰두하던 이들에 보다 넓은 사회를 보는 시각을 줄 것이다. 또한 학생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느끼는 소속감을 통해 우리의 자존감을 높일 수도 있다. 심지어 이는 개인의 시간을 크게 빼앗지도 않는다. 우리 조금만 더 시각을 넓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