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지원 기자 (wontheph7@skkuw.com)

 

▲ 지난 9일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스윙을 하고 있는 고진영(스포츠 14) 학우. /ⓒ마니아 리포트

프로 2년 차의 우리 학교 골프부 고진영(스포츠 14) 학우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 학우는 지난달 26일 2015 KLPGA투어 세 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올 시즌 첫 우승(통산 2승)을 얻어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1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대회 첫 홀인원이자 본인의 정규투어 첫 홀인원을 기록했고, 지난 9일 기준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도 단독선두로 올라선 상태다.
고 학우는 지난해 프로 데뷔 첫 우승을 기록한 이후 15차례나 ‘톱 10’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이후로는 정상을 밟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올해는 시즌 첫 다승을 노리며 누구보다 자신만만하게 시즌을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성적이 좋다. 9일 경기에서도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생각보다 잘 풀리고 있다. 지난 겨울훈련 동안 달리기로 근육량을 늘리며 몸을 만든 것이 도움된 것 같다. 사실 ‘못하면 어쩌지’하는 부담도 많았다. 그래서 겨울에 정신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내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지금도 편한 마음으로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프로 선수 생활과 대학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수업과 학점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고 시험 대부분은 대체과제로 치른다. 그러잖아도 주말 대회가 끝나면 올라가서 교수님들을 다 찾아 뵈어야 한다. 같은 스포츠과학과 친구들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골프 인생을 돌아본다면.
어렸을 때 TV를 보다가 당시 박세리 선수의 트로피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다”며 부모님을 졸랐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쯤 골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취미였는데,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내 성격을 알아보신 코치님이 선수로 나갈 것을 권하셨다. 그렇게 시작한 골프가 벌써 11년 째니, 지금까지만 해도 인생의 절반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골프가 ‘나 자신’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이번 시즌의 목표와 각오를 말해달라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열심히 해서 우리 학교를 알리고 오겠다. 선배님, 학우분들도 골프부의 성장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한다.
 
장기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사실 공부에 욕심이 있다. 최근에는 심리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골프가 굉장히 심리적인 스포츠이지 않나. 심리를 공부해서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골프를 시작하는 외국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강압적인 분위기에 놓여 선수생활을 근성으로 견뎌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골프를 '즐기는'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