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은솔 편집장 (eunsol_kim@skkuw.com)

 

필자는 칭찬에 인색하다. 칭찬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것도 있지만, 과연 칭찬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올까 하는 의구심에서다. 신문사에서도 이는 여전하다. 기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해서도 좀처럼 칭찬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사실 성대신문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 학교에 만족하며 평범하게 4년을 다녔을 것이다. 학과 공부에 충실하고, 좋아하는 동아리도 하면서 문제의식 없이 그냥 그렇게 졸업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신문사에 있는 2년 반 동안 명문대학 성균관대의 이면을 자주 목격했다. 칭찬보다 의구심이 먼저 튀어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성대신문은 교지다.” 필자에게 이 말은 가장 듣기 불편한 말이다. 물론 본지는 우리 학교의 신문이지만, 단순히 학교의 홍보지는 아니다. 우선순위는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와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지, 학교의 성과로 지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2년 반 동안 본지가 학교의 정책에 반하는, 혹은 학교에 민감한 사안을 다루려 할 때마다 듣게 되는 이야기는 ‘학교 신문이 이래서 되겠느냐’는 말이었다. “좋은 점도 많은데 왜 안 좋은 것만 싣느냐”는 말 역시 심심찮게 들었다. 그들에게 성대신문은 꼬투리 잡는 기사만 싣는, 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 ‘비호의적인’ 신문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그러나 대학신문은 본질적으로 학교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학교의 지원을 받는 교내신문임에 앞서, ‘언론’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신문이기 때문이다. 학내 여론을 수렴하고 형성해야 하는 대학언론은 따라서 비판의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때의 비판은 학교와 학생회를 향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학우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경우’에 확보된다. 학교의 성과를 홍보하는 기사 역시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에 한해 우선순위가 돼야한다. 본지는 학내 구성원 그 누구보다 목소리를 낼 창구가 부족한 학우들을 우선으로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과 달리, 근본적으로 학교의 재정에 의존하는 대학신문의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구속된 박용성 전 중앙대학교 이사장의 말은 학교 본부에서 대학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총장이 발행인인 <중대신문>의 기본 논조는 학교를 대변해야 하며, 이 원칙에 반하는 편집 방향으로 1회라도 발행하면 그 날로 중대신문은 폐간”이라던 그의 말을 다소 극단적으로 해석하자면, 대학신문은 학교 본부의 입장만을 대변해야 하는, 학교의 돈으로 운영되는 홍보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교 눈치를 봐야 하는 대학신문은, 그리고 학생 기자들은 고달프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 않는다. 안일하게 만들 뿐이다. 오히려,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상대를 더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에게 본지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미흡한 부분을 들춰내어 시정하도록 하는 것, 그렇게 ‘거슬리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지는 학교를 비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본지는 칭찬이 아닌 비판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교의 발전을 위하는, 꼭 필요한 존재다. 그 정체성을 대학언론 스스로 지켜야 하며, 학교도 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쓴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대학은, 온전한 명문대학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