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지원 기자 (wontheph7@skkuw.com)

 

▲ 2014년 생명평화의 초록농활 출발 기자회견 /ⓒ청년초록네트워크

‘생명평화를 위한 초록농활’(이하 초록농활)은 △각 대학 생태주의 동아리 △학생회 △알바노조 △청년초록네트워크 등 환경·생명·탈핵 이슈에 관심 있는 단체들의 연합으로 이뤄졌다. 2011년 이후 삼척, 밀양 등에서 농활을 진행하며 농사일을 돕고 현지의 핵발전소·송전탑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올해는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된 영덕 봄 농활, 송전탑이 건설되는 청도 여름 농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학생회 연합이나 상설 단체가 주도하지 않고, 공통의 문제의식을 가진 단체들이 특정 현장을 두고 연합하면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농활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와 달리 명확한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통적 농활을 계승하기도 한다. 올해 초록농활 기획단에서 활동하는 우리 학교 김영길(국문 10) 학우를 만나 초록농활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초록농활 기획단에 참여하게 됐나.
군 입대 전까지만 해도 한 번도 농활에 가본 적이 없었다. 작년 제대 후 처음으로 초록농활에 참여했다. 그때 밀양 농활에서 송전탑이 바로 앞에 들어서는 걸 보고 문제를 실감해 올해도 초록농활을 찾게 됐다. 우리 학교에서 참여하는 학우들, 단위들의 대표로 회의에 참석할 것이고 자료집 제작 등도 도울 예정이다.
 
초록농활이 구성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환경활동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핵발전소나 송전탑 건설로 희생되는 지역은 대개 농촌이지 않나. 기획 과정에서 농촌의 고질적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농활의 성격이 더해졌다.
 
성격이 다른 여러 단체가 연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어떻게 운영되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여러 단위에 제안서를 보낸다. 늘 오는 단위들도 있고, 새로 참여하는 단위도 있다. 몇 년째 운영되다 보니 자주 참가하는 이들 간에 공동의식이 생겼는데, 그걸 기반으로 ‘청년초록네트워크’가 발족해 많은 업무를 맡고 있다. 거의 모든 참여 단체의 대표들이 함께 회의하고, 의견충돌이 생겨도 회의에서 토론으로 해결하기에 생각보다 잡음은 적다. 그래도 새로 참여하는 단체들이 진입 장벽을 느낄까봐 고민이다.
▲ 2014년 6월 21~27일 밀양에서 진행된 농활 단체사진 /ⓒ청년초록네트워크
 
현지 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다른 농활과 비슷할 거다. 아침, 저녁으로 일손이 필요한 곳으로 가 농사일을 돕는다. 농민분들이 트럭으로 태워다주시곤 하는데 가끔은 인력사무소 같은 느낌이다.(웃음) 저녁 식사 후에는 초록농활의 기조인 탈핵, 탈성장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평가와 반성도 이뤄진다. 농활단은 짧은 기간이나마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니만큼, 첫날의 내규 작성이나 매일 밤의 평가와 반성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을 잔치나 간담회, 문화제 등을 준비해 가기도 한다. 주민들과의 소통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교육한다.
 
대학 사회에서 농활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초록농활은 어떤가.
요즘은 농활의 의미를 고민하기보다는 늘 해오던 연례행사로 여기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초록농활은 농활 연대 정신의 역사성을 계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초록농활은 기존의 학생 사회에 직접 기반을 두는 활동도 아니고, 테마를 생태로 한정하다 보니 차이는 있다. 그래도 연대로서의 농활은 여전히 가능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올해 영덕·청도 농활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기대보다는 부담이 크다. 영덕은 2000년 이후 처음 농활단을 받는 거라고 하던데, 핵발전소에 대한 의견수렴을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조심스럽다. 송전탑이 건설되는 청도는 상황이 오래됐지만, 그간 비교적 소외된 지역이었다. 여러 지역의 문제를 다루면서 초록농활만의 기조를 이어나가고 싶다. 도시 학생들을 미심쩍어하시는 어르신들께, 우리도 농사일 잘 한다고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