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혜윤 기자 (hyeyoun1130@skkuw.com)

 

▲ 신촌대학문화축제 기획단 ‘청출어람’. /ⓒ청출어람 제공

흔히들 대학은 2호선이 있는 곳으로 가라는 말을 한다. △서강대 △연대 △이대 △홍대 등 여러 대학이 밀집해있는 신촌은 단연 대학의 지성과 젊음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무분별한 상업화로 신촌 또한 대학 고유의 문화와 개성을 잃어버린 상업지구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맞서 청년 예술가들의 발전과 신촌 지역의 고유한 개성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신촌문화기획단체인 ‘청출어람’이다. 지난 16일에 있었던 축제 준비로 바쁜 그들을 만났다.
 
자신의 재능을 펼치려 해도 마땅한 장소가 부재하는 현실에 부딪힌 청년 예술가들. 청출어람은 이런 청년 예술가를 발굴해 그들이 자신의 끼와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더불어 일반 시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유도해 신촌의 문화적 환경을 구축하는데 힘쓴다.
청출어람의 고유한 콘셉트는 ‘문화 광합성’이다. 지역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섯 주체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청출어람은 각 주체를 광합성에 필요한 자연물 및 생물에 빗대어 표현한다. 청년 예술가와 공연가는 문화적 잠재력을 지닌 작은 ‘씨앗’이다. 아직 자생할 힘이 없는 이 씨앗은 이들을 발굴하는 기획자와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인 ‘지렁이’와 ‘물’을 만나 싹을 틔운다. 이에 빛을 비추는 후원자와 이들을 알리는 홍보자인 ‘해’와 ‘벌’의 노력으로 문화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인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유가희 청출어람 대표는 “청출어람은 지렁이와 벌의 역할을 한다”며 “문화가 형성되기까지는 기획자와 예술가 외에도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상부상조의 개념을 강조했다.
청출어람은 크게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청년들의 순수한 창작물을 판매하는 ‘마케ㅅ테이블’, 메마른 신촌 지역에 살아 있는 음악을 심어주는 ‘살아있는 음악인들의 밤’과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신촌대학문화축제’가 그것이다. 서울특별시 지원 하에 청출어람이 진행하는 이번 축제는 이색체험과 무대 공연, 각종 이벤트로 꾸며져 있다. 더불어 시민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었다. 평소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붐비는 신촌 연세로는 이날만큼은 차량이 통제돼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거리로 변신한다. 유 대표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아티스트의 실험실”이라 밝히며 “단순히 축제에 참여하는 예술가가 작품과 공연을 실험하는 개념이 아닌 이를 방문하는 시민도 예술가가 된다는 것”이라고 참여와 소통이 이번 축제의 중요한 콘셉트라 밝혔다.
기성세대로부터 이어받은 문화를 모두가 향유하고 즐기는 문화로 거듭 발전시키자는 포부를 품은 청출어람. 혈기왕성한 젊은이의 열정이 신촌을 넘어 온 지역에 함께하기를 기대해본다.
 
◆홍보팀 : 홍보팀은 청출어람의 활동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매주 화요일, 부서원은 각자 하고 싶은 바를 자유롭게 제시하는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각 사안의 실행 가능성을 살피고 문제점을 차근차근 고쳐나간다. 끊임없는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하나의 기획이 완성됐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매번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발휘한다.
 
◆디자인팀 :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와 리플렛을 제공하는 디자인팀은 청출어람과 대중을 이어주는 접점에 있다. 팀 내부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뒤 직접적인 구상에 들어가는 디자인팀은 실력 있는 디자인 전공자들로 이뤄져 있다. 청출어람의 목표부터 이들이 진행하는 행사까지, 청출어람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아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영상팀 : 축제 촬영과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영상팀은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콘티를 그려 대략적인 틀을 만들고 현장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 자막으로 CG를 입히면 청출어람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영상이 탄생한다. 그간 팀원들의 고생과 노력을 보여주고 보는 사람들로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촬영과 편집을 한다.
 
지렁이
◆전시팀 :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시팀은 청년 예술가들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 작품은 있지만 전시할 여건이 부족했던 청년 예술가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이 팀의 목표다. 전시팀은 전시의 콘셉트를 정한 뒤 그에 맞는 공간과 예술가를 섭외한다. 엄격한 선별과정을 통해 뽑힌 예술가는 전시팀과 함께 전시에 대한 세부사항을 조정 및 수용해나간 뒤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공연팀 : 설 자리가 없었던 청년 공연자들에게 맘껏 소리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공연팀은 대학문화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공연의 모든 것을 구성한다. 홍대나 신촌 주변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청년 음악가나 버스킹하는 신생 밴드를 섭외할 뿐 아니라 SNS에 꾸준히 모집 글을 게시해 일반인도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한다. 3월까지 공연 예술가를 확정한 뒤 행사 당일 무대를 재밌게 구성해 시민의 호응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 또한 이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