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읽은 책

기자명 김보라 기자 (togla15@skkuw.com)

“지금까지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열등감과 무기력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러한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해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100년 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다. 현재 그의 이론은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의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로 이슈화되고 있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아들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미움받을 용기’에서 저자는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로부터 비롯되며, 이는 과제의 분리로 해결된다’고 한다. ‘미움받을 용기’가 아들러 심리학의 기본 개념을 다뤘다면,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에게 인간관계를 묻다’는 어떻게 아들러 심리학을 적용할 것인지를 다루고 있다.

 

▲ ⓒ알라딘

과거와 미래 아닌, 현재에 초점 맞추다

앞으로 나아가기 이전에 청산해야 할 것, 바로 과거다. 정말 어두운 과거가 내 발걸음을 막고 있는 것일까. 단지 과거에서 원인을 찾아 현재를 합리화하려는 게 아닌가. 이는 아들러의 ‘목적론’과 관계가 깊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은 과거의 사건에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여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단으로 이용한다. 아들러에 의하면, 지금 내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은 어린 시절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를 과거의 상처로써 합리화하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고 위로를 구하는 기존의 사고에서 현재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스스로 찾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들러의 ‘목적론’은 과거로부터 현재의 원인을 찾는 것이 무의미함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과거가 아닌 미래의 ‘꿈’을 향해 오늘 하루를 희생시키는 태도는 어떨까. 저자는 만약 미래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혹은 그 꿈을 이룰지라도 그를 위해 희생한 무수한 ‘오늘’은 내 인생이 아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인생은 현재가 점처럼 이어져 직선으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눈앞에 있는 인생의 과제 앞에서 즐겁게 임해야 한다. 오늘 하루를 진지하게 살았다는 것은 미래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진다.
 

행복해지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행복해지려면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다만,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매일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짐을 하는 이유는 조금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지금 방식이 편하기 때문이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과 현재의 불만 사이에서 불안을 택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때로는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음에도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그 방식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아들러에 의하면, 먼저 ‘인정욕구’를 버려야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타인의 기대를 만족하게 하는 것’을 수단으로 삼는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느라 자신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즉, 어디까지가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영역인지 생각하고, 타인의 과제에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더불어, 타인과의 관계에서 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에 집중해야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안 좋게 평가하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소신대로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억누르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

▲ ⓓ알라딘

가장 친한 친구가 때로는 가장 힘들다

“혹시 친구가 내 욕을 하진 않을까”
다른 친구들이 내 욕을 하는 것이 걱정된다면 ‘남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구절을 새겨야 한다. 흔히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모두가 나의 행동과 말에 주목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타인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자세히 보지 않는다. 나를 자세히 보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다. 오히려 그러한 걱정을 핑계 삼아 타인과의 관계를 회피하려 하진 않는지 살펴야 한다. 남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되, 걱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친구는 멀어지는 게 답일까.”
주변에 감정 기복이 심하고 그 감정을 자주 표출하는 친구가 하나씩 있을 것이다. 그 친구의 상황을 함께 해결하려고 하다 본인이 지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과제의 분리’다. ‘너는 너고 나는 나야’라는 태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친구가 들어주기를 부탁하거나, 특정한 행동을 요청하면 기쁜 마음으로 들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친구의 모든 감정을 공유하며 그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내가 해줄 수 없는 일에 관여하면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나와 연인

“연인이 연락이 없어서 서운해”
연락은 모든 연인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관심을 확인하곤 하지만, 그것이 의무가 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사정이나 생활은 고려하지 않은 채, 연락을 강요하는 태도는 연락의 목적을 ‘의무’로 변질시키고, 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바꾸거나 상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장거리 연애라 마음이 식을까 걱정돼”
장거리 연애를 하는 데다 서로가 바쁜 상황이라면 자연히 만남은 줄어든다. 장거리 연애의 경우,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집중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선이다. 행복한 만남 이후에는 분명 다음이 있다. 반면 두 사람이 온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면, 모자란 충족감을 되찾고자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약속을 하지 않고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못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다음 만날 약속을 잡더라도,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만날 시간이 부족한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면,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