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머리로 읽고 심장으로 느끼다
현대미술, 머리로 읽고 심장으로 느끼다
  • 윤아림 기자
  • 승인 2015.06.03 22:02
  • 호수 15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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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윤종신 4월호 'The Color' 앨범 커버 /ⓒ월간윤종신

지난달 13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마크 로스코의 작품 ‘NO. 10(1953)’이 8,190만 달러(약 896억 원)에 낙찰됐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마크 로스코 전에 전시된 작품의 총평가액은 2조 5천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로스코의 빨간, 노란 향연 속에서 그런 천문학적 금액의 근거를 찾지 못한다. 아무리 애를 써 해석하려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고가의 미술 작품은 마크 로스코뿐만이 아니다. 모처럼 미술관을 찾은 우리를 한순간에 바보로 만드는 현대미술, 왜 이렇게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걸까?
현대미술은 매우 포괄적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대체로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미술을 총칭한다. 보이는 대로 그리는 전근대의 미술과 달리 현대미술은 사물의 표면적 특성을 넘어서서 작가의 내면적 감성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등장 배경에는 사진 인쇄술의 발달도 한몫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정치가인 앙드레 말로는 “오늘날 미대 학생들은 걸작들의 복제화를 마음대로 구할 수 있다. 미술이 사진 인쇄술을 통해 복제된 덕택이다”라 했다. 사진 인쇄술의 등장으로 사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미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따라서 작가들은 보이는 그대로의 세상, ‘그 너머의 세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미술 평론가 아서 단토는 『예술의 종말 이후』에서 “어떤 것을 예술로 보는 것은 눈이 알아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요구한다”고 했다. ‘눈이 알아보지 못하는 무언가’ 즉, 작품 안에 담긴 작가의 철학적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의 ‘보는 미술’에서 시각적 이미지를 ‘읽는 미술’로 미술의 의미가 바뀌면서 현대의 개념미술이 주목받았다.
미술은 다양한 기능을 한다. 우선 작가는 미술을 통해 자신의 삶 및 타인과의 관계를 표현한다. 또한, 작가를 둘러싼 세계의 경제, 문화, 정치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반성과 비판도 미술 작품 속에서 이루어진다. 전자가 개인적 기능이라면 후자는 사회적 기능이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은 대중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걸게 된다. 그 방식들은 현대로 올수록 점차 ‘상징’으로 집결된다. 그래서 많은 현대미술 작품이 한눈에 해석되지 않는 것이다. 상징 속에 숨은 의미는 점점 난해해지고 더 이상 하나의 해설로 풀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현대미술에 등장하는 상징을 해석할 새로운 이론이 요구된다. 즉 복잡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틀’이 되는 ‘사용설명서’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작품의 내면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발해 미술 감상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형식주의가 등장했다. 복잡한 이론에서 벗어나 점, 선, 면의 조형요소만으로 분석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지난 4월 30일, 가수 윤종신은 자신의 음반 프로젝트인 ‘월간 윤종신 4월 호’에 노래 ‘The Color’를 공개했다. 이는 그가 마크 로스크 전을 보고받은 영감을 토대로 만든 노래다. 윤종신은 로스코를 이론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 나름대로 로스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The Color’의 랩 부분을 맡은 가수 빈지노는 “오늘은 먹기 싫어 밥이 그래서 식빵에 잼 발라”라고 노래한다. 빈지노는 로스코의 유작 ‘무제(1970)’를 보고 ‘단지 잼 바른 빵이 떠올랐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우리 학교 미술학과 공성훈 교수는 윤종신과 같이 자신의 방식대로 어려운 현대미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그림의 선, 면, 색 자체에서 스스로 수용하는 것은 예술의 자율성 발달의 의의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나, 부연 설명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그저 편하게 이해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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