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락(철학 13) 학우

기자명 강도희 기자 (nico79@skkuw.com)

▲ 최장락(철학 13) 학우/ⓒ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약속 장소인 카페에서도 그는 성대신문을 펼쳐보고 있었다. 방금 발견했다며 저번 호 신문의 오타를 기자에게 알려주는 그. 세 번이나 여론 글을 투고하는 등 언제부턴가 성대신문 기자들이 여론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때 쓰는 ‘찬스’가 돼버린 최장락(철학 13) 학우를 이제야 만났다.

패션 감각이 굉장히 독특하다 들었는데 오늘은 평범하다. 어제는 망사 원피스를 입었다는데.
오늘은 발표가 있어서 이렇게 입었다. 망사 원피스가 아니라 상의가 망사로 된 거였는데 좀 길었던 것뿐이다. 평소에 좋아서 입는 옷들을 남들은 특이하다 하더라.

성대신문 여론 글을 두 번이나 썼다. 어떻게 쓰게 된 건가. 원래 글쓰기를 좋아하나.
정확히는 세 번이다. 한 번은 신문이 배포 불허돼서 보지 못했다. 성대신문에 지인이 많아 여론 글을 자주 부탁받는다. 대체로 마감 당일에 와서 펑크가 났으니 써달라고 하더라.(웃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으니까 싫지는 않다. 오히려 더 자주 쓰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 쓰는 것도 그렇지만 읽을 때도 여론면을 제일 꼼꼼히 보는 편이다. 여론면에는 기자들과는 또 다른 우리 학교 학우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신문은 언제부터 본 건가. 인상 깊은 기사가 있었다면.
1학년 때부터 계속 봤었다. 여론면 외에는 사회면을 주로 본다. 최근 사회적 이슈 중에서 어떤 게 대학 학보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에 사회면에서 다룬 농활 기사를 잘 읽었다. 그저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했던 농활의 이면까지 알 수 있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주변에 어떤 대학생 단체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대학생 단체의 활동을 알리는 점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어떤 부서가 가장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나.
보도부가 항상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보사에서만 다룰 수 있는 기사를 쓰지만, 현장에서 뛰는 실제 일간지 기자와 가장 비슷하다. 학내 사안에 관심이 많다 보니 보도면도 가끔 훑어보는 편이다.

문과대 여학생위원회(이하 여학위)에 소속돼있다. 어떤 활동을 하나. 유일한 남자 위원인데 불편한 점은 없나.
1학년 1학기 때부터 철학과 여성주의 학회 ‘월경’에서 활동을 했다. 원래 여성문제, 성소수자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같은 과 선배의 소개로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 학회가 없어져서 이번 학기에 여학위로 소속을 바꿨다. 여학위는 성폭력 대책위 운영, 여학생 안심귀가 서비스 활동 등의 실무적인 활동을 하고, 문과대 여학생 휴게실도 운영한다. 영화제나 오픈 세미나 같이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한다. 지금은 여성 혐오에 관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다 친한 사람들이어서 남자라고 느끼는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여학생들로만 여학위가 꾸려지면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냐는 등의 왜곡된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학생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구적인 분위기가 남다른데 역시나 철학과다. 원래 지망했던 전공인가.
수시 원서를 넣을 때 여섯 군데 다 철학과로 지원했다. 생각하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원래 큐레이터를 하려고 했는데 철학 전공을 하다 보니 이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졌다. 졸업하면 비교문화협동과정 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생각이다.

글 쓰는 것 좋아하고,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딱 기자 형이다. 성대신문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
옛날에 한 번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학보사다 보니 정해진 틀이 있지 않나. 여론글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기사를 쓸 땐 일정한 제약이 따른다. 그런 게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 ‘고급찌라시’ 같은 독립 언론에 들어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지금 내가 여유가 없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