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김창렬 씨는 1990년대 ‘Run to you’, ‘DOC와 춤을’ 등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노래들을 부른 국민가수 DJ DOC 의 보컬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1990년대에 걸음마를 겨우 뗐을 우리 사이에서 ‘창렬’이라는 단어를 쉽게 들을 수 있는 것, 그래서 비슷한 이름을 가진 필자의 별명이 ‘창렬’으로 굳어진 것도 자연스럽지만은 않은 일이다. 사실 인터넷상에서 ‘창렬’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이는 2009년 ‘김창렬의 포장마차’라는 브랜드로 냉동식품이 출시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 브랜드의 제품은 5,000원 가격대였는데 실제 내용물은 순대 5~6알(순대 볶음), 닭강정 7~8알 등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네티즌들은 ‘가격과 비교하면 내용물이 형편없다, 내용물보다 포장이 너무 많다.’ 등의 뜻으로 ‘창렬하다’, ‘창렬스럽다’ 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실제로 김창렬 씨는 이 제품의 생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최근 명예훼손으로 이 식품회사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창렬스럽다’의 반의어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혜자다.’ ‘혜자스럽다’라는 표현이다. 이것의 유래는 중견 배우 김혜자 씨로로 ‘마더’ 등의 영화에 출연한 중견 배우로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선행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한 김혜자 씨를 모델로 한 편의점 도시락이 출시되었는데 4,000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 질이 도시락 전문점에 뒤지지 않아서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1년 910만 개에서 지난해 1천300만 개로 해마다 증가하며 누적 판매량 4천600만 개(지난해 기준)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을 본 네티즌들은 ‘가격과 비교하면 내용물이 아주 훌륭하다.’ ‘구성이 상당히 알차다’라는 뜻으로 ‘혜자스럽다’, ‘마더 혜레사’ 등의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적은 비용을 들여서 상품을 만들어 비싸게 판다. 이익을 많이 얻기 위한 진리라 할 수 있다. 소위 ‘창렬푸드’는 그것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진리에 치중했다. 하지만 그 이기주의적 태도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겼다. 반면에 김혜자 도시락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치중했고 눈부신 성공을 이뤘다. 어떤 일을 하던 목적을 이루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이기주의적으로 달려나가다 보면 생각과는 다르게 큰 실패를 맛보게 된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학교에서 과제를 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양철영(공학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