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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공과대학(이하 공대)과 정보통신대학(이하 정통대)에서 시행하는 공학교육인증(이하 ABEEK) 심화프로그램으로 인해 학우들의 수업선택권이 침해되고 있다.
ABEEK 심화프로그램은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인증해 전공별로 실시하는 공학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총 102개 대학에서 617개 프로그램이 인증받아 운영 중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2005년부터 화학공학부(이하 화공)와 신소재공학부 등 공대 5개 학과와 정통대 2개 학과에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ABEEK 심화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미국과 영국 등 해외 국가에서 전문 공학도로서 그 학력을 동등하게 인정받는다. 또한 △삼성그룹 △STX그룹 △동국제강그룹 등 57개 기업에서 채용 시 이점을 부여한다.
우리 학교는 2013년부터 ABEEK 심화프로그램 졸업기준을 학교 졸업기준과 일치시켜 7개 전공 학우들이 심화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전공 학우들은 △전문교양 25학점 △수학, 기초과학 및 전산학 30학점 △전공 영역 60학점 등 총 115학점 이상의 ABEEK 인증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학교 졸업 요건인 130학점 중 115학점 이상을 ABEEK 심화프로그램에서 지정한 강의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ABEEK 심화프로그램이 필수과정으로 지정되면서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우들은 전공과목 뿐 아니라 교양과목에서도 수강선택이 제한됐다. 수학, 기초과학 및 전산학의 경우 최소 3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 중 20학점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남은 10학점 내에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필수과목 중에는 전공과 관련이 없는 과목도 있어 학우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그 10학점도 지정된 과목 안에서만 들을 수 있어, 학우들의 자율성 침해가 우려된다. ABEEK 심화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서주원(컴공 14) 학우는 “1학년 필수과목인 창의적 공학 설계의 경우 정통대 학우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전공과목과 관련 없는 내용을 듣다보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송성진 대학교육혁신센터장은 “ABEEK 심화프로그램은 학우들이 공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알아야 할 것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한다”며 “학우들의 수업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엔지니어를 목표로 하는 학우들을 지원하기 위해 필수 수업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몇몇 학우들은 ABEEK 심화프로그램이 취업 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을 포함한 8개 기업이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에 5~10%의 가산점 부여를 명시한 반면 나머지 49개 기업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서류전형 상의 우대를 내걸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자전기공학부의 한 학우는 “ABEEK 심화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몇몇 기업이 취업 시 가산점을 주긴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과 비교했을 때 혜택이 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에 입학해 ABEEK 심화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은 화공과의 한 학우는 “실제 취업시장에서 얻는 이익보다 ABEEK 심화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가중되는 학업 상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전략적인 교과목 이수를 통해 학점 관리를 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생각해 ABEEK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송 센터장은 “ABEEK이 도입한 프로그램 인증 방식은 공학뿐 아니라 경영학, 의학 등의 다른 분야에서도 시행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의 공학교육 인증 제도에서도 채택됐다”며 ABEEK 심화프로그램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글 | 배현우·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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