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연 (ery347@skkuw.com)

한양대학교 선후배가 모여 설립한 농업 스타트업 ‘엔씽’은 최근 킥스타터 펀딩에 성공하며 스마트농업 실현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플랜티’, ‘라이프’ 등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 ‘엔씽’의 중심에는 남세기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있다. 수동적인 대학생에서 열정적인 사업가로 변신하기까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인 그의 ‘명랑청년 성공기’를 들어보자.

전공이 공학인데 대학 재학 시절부터 창업 생각이 있었던 것인가.
대학교 저학년 때 까지만해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는 보편적인 생각을 했다. 군 제대 후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미주 배낭여행을 1년 정도 다녀오게 됐다. 그 때의 경험을 가지고 귀국해서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일들을 했다. 그 일들이 연결되어 오늘 하는 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금 엔씽의 대표님과는 대학 밴드부 선후배 사이였는데, 서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같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어느 한 순간 ‘아, 창업해야지.’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대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창업’을 했다고 하면 왠지 대학 시절 좌충우돌이 많은 학생이었을 것 같은데.
대학 공부가 재밌어서 대학생활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수업보다는 듣고 싶은 수업을 골라 들었고, 학점에 연연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오히려 학교 공부 외에 했던 경험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혼자 다양한 활동을 했다. 가령 화물차를 운전할 수 있어서 학생들의 이사를 도와주거나, 학교 앞 카페에서 혼자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는 스마트농업이 생소한 분야였는데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이 세상 어디에도 불확실한 상황으로부터 안전한 직업은 없는데 다들 안정성을 너무 갈구하는 것 같다. ‘안정’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불안정하다고 사업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어떻게든 살아날 구멍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웃음)
제품 ‘플랜티’와 ‘라이프’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플랜티’는 가장 처음 시작했던 사업으로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 화분이다. 언제 어디서든 화분에 물을 주거나 환경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가능하게끔 한다. 재정상의 문제로 인해 가정용 화분 형태로 만들었지만 스마트 농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볼 수 있다. 앱 ‘라이프’는 스마트 가드닝 저널이다. 가드닝하는 사람들이 언제 물이나 비료를 줬는지 쉽게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라고 보면 된다. 과거에는 재배일지를 손으로 일일이 적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규모나 사용자를 고려해 해외서비스가 더 활발한 것 같은데 국내사용자들에 맞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지.
현재 98%가 해외 사용자이고, 2% 정도만 한국 사용자이다. 엔씽은 현재 스마트 가드닝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가드닝 산업이 활성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곧 가드닝 시장이 확대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기존의 서비스를 한국어로 번역한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한국 특성에 맞게 변형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창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사업을 벌이면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나.
정말 많았다. 초창기에는 자금이 부족한 게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창업을 시작하고 난 이후에도 주말에는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재정적인 문제보다도 나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개발시킬지 고민하는 것이 더 어렵다. 사업을 확장하다보니 아이디어를 내는 것 이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지금도 일을 계속하게 하는 스마트농업의 매력은 무엇인지.
농업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지방에 내려가서 어르신들을 뵙는 경우가 잦다. 어르신들께 막걸리를 받기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이 재밌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는 비전이 있기 때문에 즐겁다. 농업은 먹거리를 다루는 일이지 않나.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떠나 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