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5월, 마블에서 영화 <어벤져스2> 최다관람자 이벤트를 했었다. 상품은 배우들의 싸인이 있는 단체 포스터. 당첨자는 총 75회 관람을 했다고 한다. 뮤지컬도 가끔 최다관람자 이벤트를 하는 극들이 있다. 대부분 중소극장 극이고 당첨자들을 보면 40회에서 70회까지 다양하다. 올해 연극 <M. 버터플라이> 최다관람자는 약 60회였고, 작년에 올라왔던 뮤지컬 <쓰릴미> 최다관람자는 역시 약 40회였다.
 영화는 저렴하다. 일반적으로는 9천 원 ~ 1만 원이며 4D 역시 약 2만 원 정도다. 그에 반해 뮤지컬은 최소 3만 원부터 14만 원까지 지불해야한다.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자. 영화는 10번 보면 10번 모두 같은 걸 본다. 필름으로 영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맷을 다르게 보는 것 외에는 매번 같은 영상을 보게 된다. 반대로 뮤지컬은 매번 보게 되는 것이 다르다. 물론 같은 스토리에 같은 노래, 같은 무대지만 그 날 캐스팅에 따라 다른 배우가 올라가며 배우들의 감정선 역시 매일 다르다. 같은 날 두 번 공연해도 두 번의 공연이 모두 다르게 해석 될 수 있다.
 전국의 CGV 지점은 100개가 넘는다. 한 상영관에서 조조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다양한 시간대로 영화를 틀어주기 때문에 시간이나 장소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은 수도권만 따져보더라도 극장이 많지 않다. 대극장은 30개가 채 되지 않고, 중소극장 역시 대학로 밀집 지역을 포함하더라도 100단위를 넘지는 못한다. 게다가 한 극장당 한 가지 극만 올라오기 때문에 원하는 극을 보기 위해선 그 극장까지 멀더라도 가야 한다. 시간 역시 평일 8시, 주말 낮, 밤 한 회차씩밖에 없고 월요일은 쉬기 때문에 시간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여기다가 원하는 캐스트로 보기 위해서는 선택폭이 더욱 좁아진다.
 영화는 극장에서 내려가더라도 후에 DVD로 발매되고,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원한다면 두고두고 모니터를 통해 수백 수천 번을 돌려 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배경음악 역시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하거나 음반 구매가 가능하다. 반대로 뮤지컬은 매회 공연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공연을 다시 볼 수 없다. OST가 발매되는 극은 일부이며, 실황 DVD를 발매하는 뮤지컬은 손에 꼽힌다. 많은 뮤지컬 팬들이 ‘한 번 지나간 공연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공연이 상연될 동안 볼 수 있는대로 보는 이유이다.
 영화는 마블 영화 개봉당일 조조 IMAX와 같은 특수한 상영시간을 제외하고는 관람 환경이 크게 쾌적하지 않다.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각종 음식물 섭취, 대화, 화장실로 인한 움직임과 같은 것이 자주 발생한다.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해서 조용히 보기란 힘들다. 방해요소에 대한 제지도 쉽지 않다. 극장 안에 알바생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그에 비해 사람들이 취미가 아닌 문화생활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관람 문화가 영화에 비해 정착되어있다. 하지만 뮤지컬 역시 핸드폰, 대화소리는 방해요소로 자주 언급되어 있으며 그나마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 위안삼을 만하다. 가끔은 그조차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이다. 심각한 방해요소가 있을 경우 극장 내의 직원들이 제지를 시키지만 사소한 방해요소는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영화와 공통된다.
 무튼 각 영역마다 나름의 매력이 있기에 사람들은 돈을 주고 여러 번의 반복적 관람을 한다. 같은 영상을 싸게 여러 번 보는 영화와, 다른 무대를 비싸게 여러 번 보는 뮤지컬. 둘 다 정말 매력적인 취미생활이고 투자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양쪽 모두에 발을 담고 있는 나의 통장에 애도를 표한다.

여승하(사학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