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상훈 기자 (tkd0181@skkuw.com)

 사진은 과거의 시간을 붙잡는 기술이다. 그 기술은 원래 화가의 손끝에서 나왔다. 그림은 화가의 사조에 따라 그 모습이 왜곡되기도 하고 아예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과거의 모습을 눈 안에 사실적으로 담는 것은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사진 기술이 발명된 것은 19세기 초반이다. 그러나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누구나 휴대전화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다니는 시기가 됐다. 이어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기록에 남기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 된 것이 초상사진이다. 이전까지 초상화로만 남기던 것을 조금 더 사실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사진을 이용한 것이다. 사실적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화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보일 때가 있었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사진 기술을 발전시키는 촉진제가 되었다. 초상 사진을 이은 사진의 큰 흐름은 전쟁 사진이다. 전쟁 사진은 세부적 표현을 통해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도 전쟁 상황을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어 나타난 것은 예술 사진이다. 예술 사진에 대한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사진은 기록 사진으로서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예술 사진은 인정하지 않고, 온전히 작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작품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사진의 특수성을 예술로 인정했다. 세부묘사가 가능한 것이 사진의 장점이고, 사진에 회화적 기술을 넣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같은 시간 다른 공간’ 기획의 중점은 예술 사진과 역사 기록을 한 번에 사진에 담아보자는 의미다. 사진 예술가들이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방법을 우리 학교에 가져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을 중앙학술정보관 기록보존실에서 찾아봤다. 곧이어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91년에는 교내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진을 학우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학교의 예전 모습과 현재 모습을 합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 두 사진의 구도를 완벽히 맞추기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번갈아 보는 것으로도 의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진부 부서장으로서 신문사 내 업무는 기사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는 일이다. 물론 기본 업무는 일반 기자들의 취재 지원이지만, 이외에 가장 중요한 업무는 역사 기록이다. 매번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우선순위가 밀려날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는 동안 있었던 일이라면 언제든 필요할 때 사진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한다.   

안상훈 기자 tkd0181@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