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 밤의 꿈
  • 성대신문
  • 승인 2015.09.08 13:47
  • 호수 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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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시간은 다음 날 아침 7시였다. 시간표를 바꿀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아직 시간표를 완성하지 못한 학생들은 내일 아침 반드시 원하는 강의를 잡으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모두가 수강신청 서버가 닫혔다고 생각한 그 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또 ‘터졌다.’ 서버도 터지고 내 복장도 터졌다. 아침 7시로 열리기로 되어 있던 수강신청이 아무런 공지도 없이 자정에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수강신청 사이트를 확인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7시간. 일러도 너무 일렀다. 모 커뮤니티 사이트는 자정부터 새벽 내내 열기가 식지 않았다. 소식을 빨리 접한 학생들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이 계획했던 시간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간혹 학생들 사이에서 롤백(roll-back)의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모두 이 기회 아닌 기회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예상대로 서버가 일찍 열린 틈을 타 강의를 신청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의 논쟁이 시작됐다. 그 전날 분명 자신이 원하는 강의에 빈자리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잠이 든 학생들은 자리가 꽉 차있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지만, 곧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황을 파악했다. 새벽에 일어난 폭풍 때문일까……. 아침 7시의 수강신청은 무척 조용했다. 그와 반대로 모 커뮤니티 사이트는 두 파로 나뉜 학생들이 논쟁을 이어갔고 빨리 이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글들로 도배되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잘못의 주체를 쉽게 누구라고 판명할 수 없었다. 소식을 빨리 접하고 수강신청을 했지만, 롤백의 가능성 때문에 불안한 밤을 보낸 학생들과 한발 늦게 수강신청에 뛰어든 모든 학생이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싸움은 점점 격화되었지만, 그것은 무의미한 말다툼을 벌이는 것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글을 올리는 것과 교무팀에 전화를 거는 것뿐이었다. 오전 10시쯤에 교무팀에서 자정부터 아침 7시 45분까지 진행된 모든 수강신청을 그 전날 밤 11시 59분의 기록으로 되돌리고 수강신청을 저녁 9시에 재개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렇게 모두를 놀라게 한 한여름 밤의 소동은 지나갔다.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으로 웹툰을 보고 있었다. 그날은 한 시 반에 시작하는 수업 하나뿐이라 잠이 급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때, 과 단체 카카오톡에서 아침 7시로 예상되어 있던 수강신청이 지금 가능하다는 톡이 울렸다. 정말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에브리타임을 확인했는데 사실이었고 이미 그 소식을 접한 다수의 학생은 재빠르게 수강신청을 하고 있었다. 물론, 간혹 롤백의 가능성이 있어 다시 원상복구가 될 거라는 글이 보였지만 나 또한 아직 시간표를 완성하지 못한 터라 다른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기 전에 서둘러 수강신청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컸다. 마침내 내가 원하던 시간표를 완성할 수 있었고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해보니 두 파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 또한 공정하지 못한 일이었으므로 다시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완성된 시간표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저 이 혼란스러운 사태를 만들어낸 학교 측이 원망스러웠고 서둘러 결정을 내리기만을 바랐다. 결국, 수강신청 기록을 다시 복구한다는 교무팀의 공지가 올라왔고 간밤의 일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수강신청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항이고 몇 날 며칠을 목매는지 학교 측에서는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해마다 개강이 다가오면 모 대학교 수강신청이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고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의 현상이 반복된다. 이번 사태는 학교 측의 단순한 실수라고 무마하기에는 너무 많은 학생에게 피해를 줬다.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 이번 사태를 도화선으로 수강신청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적어도 ‘서버가 마비되어서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다.’ 라는 말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이미 학생들은 많은 등록금을 학교에 냈고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고작 서버 마비로 수강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 측에서는 그저 공지 하나로 무마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박재영(경영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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