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것, 그러나 누구의 것도 아닌 ‘3D 프린터’
모두의 것, 그러나 누구의 것도 아닌 ‘3D 프린터’
  • 허옥엽 기자
  • 승인 2015.09.16 15:48
  • 호수 1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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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우리 학교 자과캠 산학협력센터(센터장 유지범·신소재) 1층 85143호에 24시간 개방형 창의·융합 창작소인 ‘Learning Factory’가 설립됐다. 우리 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3D 스캐너, 3D 프린터 등을 사용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시작품으로 구현해낼 수 있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점차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3D 프린터, 그 출발은 미미했으나
3D 프린터는 1984년에 미국의 발명가 찰스 W. 헐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그는 ‘3D 시스템즈’를 설립해 액체 플라스틱을 층층이 쌓는 자동화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그리고 *SLA 방식을 최초로 상용화했다. 하지만 당시 3D 프린터는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특허가 3D 프린터 대중화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9년과 작년 2월, 두 종류의 핵심적인 특허가 만료되면서 3D 프린터는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누구나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저가의 보급형 3D 프린터가 등장했다. 특허권 만료가 3D 프린터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면, ‘렙랩(RepRap)’이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3D 프린터의 대중화를 가속했다. 렙랩 프로젝트는 영국의 기계공학 교수인 아드리안 보이어 교수가 ‘누구라도 3D 프린터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렙랩의 웹페이지에는 3D 프린터 제작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공개되어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3D 프린터를 직접 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누구나 3D 프린터를 통해 1인 제조업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상 ⓒKIST

 

3D 프린터, 원리가 궁금해
3D 프린터는 입체 형태를 만드는 방식에 따라 크게 ‘적층형’과 ‘절삭형’으로 나뉜다. 적층형 방식은 ‘쾌속 조형 방식’이라고도 하며, 파우더나 플라스틱 액체 또는 플라스틱 실을 겹겹이 쌓아 입체 형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적층형 방식은 레이어가 얇을수록 정밀한 형상을 얻을 수 있고, 채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절삭형 방식은 ‘컴퓨터 수치제어 조각 방식’이라고도 하며, 커다란 덩어리를 조각하듯이 깎아내 입체 형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절삭형 방식은 적층형 방식보다 완성품이 더 정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컵처럼 안쪽이 파인 모양은 제작하기 어렵고 채색 작업을 따로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3D 프린터, 어디에 활용되고 있나
패션업계는 3D 프린터가 구현해내는 섬세한 장식, 그리고 독특한 소재에 주목해 3D 프린터를 의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3D 프린터 한복 패션쇼’가 개최됐다. 또한, 피규어 마니아층은 3D 프린터로 자신만의 독특한 피규어를 만들기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우주에서 먹을 수 있는 피자를 개발해내기도 했다. 3D 프린터가 활용되는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의료분야는 3D 프린터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보청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는 사람의 손으로는 하기 힘든 정밀한 작업을 해주기 때문에 귀에 꼭 맞는 맞춤형 보청기를 제작할 수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양악 수술도 대표적 사례다. 수술진은 수술 전 턱뼈 모형과 모의 수술 후 턱뼈 모형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두 개의 턱뼈 모형을 비교해 가며 어떻게 수술을 할지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이 과정을 통해 수술 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에 필요한 모형뿐 아니라 실제 환자의 신체 일부분까지도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그 영역은 뼈나 관절을 넘어 인간 세포의 복제까지도 시도되고 있다.

3D 프린터, 해결해야 할 과업은
하지만 3D 프린터가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3D 프린터 역시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실제 총과 똑같은 복제품이 만들어졌고 시험사격까지 완료되었다. 이와 더불어 디자인 불법 복제로 인한 지적 재산권 침해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3D 프린터로 인해 발생한 지적 재산권 논의는 3D 프린터가 최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한다면 3D 프린터의 잠재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수많은 관련자들은 3D 프린터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기술의 양면성에도 불구하고 3D 프린터는 세상을 또 한 번 변화시킬 ‘제3의 산업혁명’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SLA(Stereo Lithography Appartus) 방식’=빛에 반응하는 광경화성 수지가 들어있는 수조에 레이저빔을 주사하여 원하는 모델을 조형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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