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임효진 기자 (ihj1217@skkuw.com)

>>"학원 가는 대학생들, 아직도...?"에 이어

본지는 전공 관련 대학생 사교육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경제대학(이하 경제대) △공과대학(이하 공대) △문과대학(이하 문과대) 학우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조사해봤다.

수학은 어려워
경제대 학우들은 △경제수학 △경제통계학 △미시·거시경제학 등 전공수업에 대한 보완책으로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수학과 경제통계학은 흔히 고등학교 ‘이과 수학’이라 일컬어지는 심화된 수학 및 통계학 범위를 배우는 과목으로 고등학교의 ‘문과 수학’ 범위인 ‘미적분과 통계기본’까지만 배우고 온 경제대 학우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안수민(글경제 14) 학우는 “나중에 배울 심화과목들을 위해서라도 경제수학을 확실히 배우고 싶었다”며 “학교 수업만으로는 경제수학 기초를 다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대 학우들은 미시·거시경제학의 경우 내용이 심화되면서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몇몇 경제대 학우들은 유료 인터넷 강의를 선택했다.
이번 학기에 거시경제학 수업을 듣는 이민호(경제 12) 학우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예습하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수월해졌다”며 대학 수업의 보완책인 사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용관(경제) 교수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학우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프로그래밍? C언어?
공과대의 경우 경제대나 문과대에 비해 그 비율은 낮았지만 선행학습 차원에서 학원을 다니는 학우들이 존재했다. 또한 학우들 중에는 기초부터 배우고 싶어 학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특히 ‘프로그래밍 기초 및 실습’은 학교 수업 한 번만 듣고 이해하기 힘든 편이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C언어 학원을 다닌 신영재(전자전기 14) 학우는 “전공 수업 대부분이 어려운 편인데 일주일에 두 번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강의 내용 중 학원에서 배웠던 부분은 수월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학원을 다닌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공대 교수는 “선행학습은 학우들의 선택 사항이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혼자 힘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위해서라면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황했던 첫 수업
문과대는 어문계열에 속한 학우들 중에 전공 관련 사교육을 받는 학우들이 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제로 운영되는 우리 학교 특성상 문과대 학우들은 2학년 때 전공이 정해진다. 그 중에는 학점 때문에 원치 않던 전공에 진입한 학우들도 있다. 특히 어문계열 학우들 중에는 전공 언어의 기초도 모른 채 회화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과 마주해야만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에 대해 조은해(독문 14) 학우는 “전공 수업은 기초를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다”며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기초적인 지식은 알더라도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학우와 경쟁하려다 보면 학원을 다니는 것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정지용(프문) 교수는 “우리 학교는 이미 1학년을 위한 기초 언어 교양 수업을 마련하고 있다”며 “해당 수업을 듣지 못한 학우에 맞춰 전공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