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를 보여주세요, 그러면 기꺼이 제 지갑을 열죠”
“증거를 보여주세요, 그러면 기꺼이 제 지갑을 열죠”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5.09.22 00:24
  • 호수 15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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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변하고 있다. 채널 A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을 통해 밝혀진 요식업체들의 충격적인 실태와 솔직한 후기를 남겨주겠다고 자처한 일부 파워블로거들이 사실은 기업과 결탁해 있다는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는 더 이상 기업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 이런 배경 속에서 ‘증거중독’이라는 현상은 자연스레 등장했다. 증거중독이란, 불안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증거 수집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소비현상을 의미한다. 증거중독 현상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기만에 대응한 소비자의 행동


소수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의 불만
지난해 8월, MBC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 국내 제과업체들이 동일한 제품을 외국에 더 싼 가격에 판매하거나 같은 가격일지라도 더 많은 양이 담긴 제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이중적인 기업의 태도에 분노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과자가 아닌 수입 과자를 구매하자는 움직임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을 직접 보여주고자 대학생들이 봉지 과자로 한강을 건넜던 퍼포먼스는 소비자의 불만이 그대로 표출된 단적인 예다.

소비자가 택한 새로운 대안
소비자의 정보탐색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화장품을 해석하다’는 화장품 관련 애플리케이션 중 처음으로 100만 건 다운로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스로 정보탐색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소비자들이 객관적인 정보탐색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택한 것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소비자가 제품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성분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해놓았다.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화장품에 대한 평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서로의 솔직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는 ‘K-컨슈머 리포트’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K-컨슈머 리포트는 단순히 가격을 비교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 구매 시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해준다. 특히 K-컨슈머 리포트의 정보는 제품과 이해관계가 없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주체가 되어 제공하는 제3자의 정보이기 때문에 공신력이 높다.

기업 불신 풍조에 대응한 마케팅전략


기업은 소비자의 불신 풍조로 인해 나타난 증거중독 현상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고 있다. 자사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입증만 할 수 있다면, 타사 제품과의 경쟁우위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소비자의 구매를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은 ‘증거를 보여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피하지 않고 ‘시각화’와 ‘체험단 모집’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각화, ‘백문이 불여일견’
제품에 대한 설명을 글로 써놓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 확실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소비자에게 제조과정이나 재료가 생산되는 농지를 직접 보여주거나, 직접 제품의 내용물을 볼 수 있도록 포장을 간소화하고, 투명한 포장용기를 사용하는 ‘시스루 마케팅’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많은 논란이 있었던 요식업체 또한 주방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제조과정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체험단 모집, ‘대신 체험해드립니다’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자 기업은 무작위로 체험단을 모집해 체험단에게 후기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 후기가 다른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도록 한다. 대표적인 예로 유아 또는 어린아이에게 더욱 민감한 유제품의 경우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해 분유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직접 체험한 어머니들은 안심하고 분유를 구입할 수 있고, 이들이 작성한 체험 후기나 입소문을 통해 정보를 얻은 다른 어머니들 또한 안심하고 분유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김보라 기자 togla15@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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