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신강 편집장 (skproject@skkuw.com)

이틀간 열렸던 인사캠 축제 ‘성대한밤’의 마지막 날, 신문사에서 마감하다 잠시 바람도 쐴 겸 바깥에 나갔다. 경영관 앞 난간에 몸을 기댄 채 금잔디를 내려다보았다. 무대에는 킹고응원단이 올라와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킹고응원단의 응원 무대를 본 것은 11년도 신입생 OT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추억에 젖어 꽤 오랫동안 그들을 지켜보았다. 응원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던 때, 응원단장이 마이크를 잡고 OB 선배들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내 나이 또래의 OB들이겠거니 생각하며 그 무대를 기다렸다.
곧이어 무대는 킹고응원단 OB로 채워졌다. 당황했다. 멀리서 본 것이지만 한눈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어린아이도 섞여 있었다. 이내 무대 가운데 서 있던 사람이 자신을 소개했다. 02학번 무용학과라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금잔디의 한쪽을 가리키며 “누구누구야, 엄마 무대 뛴다!”라고 외쳤다. 그제야 어린아이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OB 응원단원의 자녀였으리라.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전에 활동했던 우리 학교 선배들이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축제가 재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성대를 위한 축제지만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도 이번 축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몇 주 전, 자과캠에서 열린 통합건기제를 두고 학우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학우들뿐만이 아니다. 대학 축제를 즐기러 우리 학교를 찾은 지역 주민들도 눈살을 찌푸린 채 집으로 돌아갔다. 이유는 이번 호 지면에서도 다뤘고, 대부분의 학우들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수없이 접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축제가 성대인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열심히 축제를 준비한 총학생회 입장에서는 꽤 속상했을 것이다.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려고 했던 그들의 마음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2학기 들어서 양 캠 총학생회가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의 연속이었다. 여기에서까지 그들이 남긴 실망의 발자취를 일일이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만약 이들이 축제를 임기 내 마지막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다면,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명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 학우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총학생회에 쏠려있는 시기다. 침묵은 답이 될 수 없다.
임기 말, 누구라도 초심을 잃을 수 있다. 총학생회도 마찬가지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킹고응원단 OB의 무대를 떠올려 본다. 그들은 귀엽지 않았다. 절도있는 군무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들이 빛났던 이유는 그들이 무대에 처음 섰을 때, 바로 그때의 마음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초심은 아름답다. 총학생회가 선본 시절 품었던 초심을 되찾길 바라며,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킹고응원단의 응원구호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사랑과 정열을 ‘다시’ 그대에게.

강신강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