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배현우 기자 (hyunooship@skkuw.com)

자유토론에 참여한 청중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문과대학 여학생위원회(이하 문과대 여학위) 주최로 ‘살아남아라 여대생’ 페미니즘 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페미니즘 담론 확산을 목적으로 시행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계속되고 있다. 요일별로 진행된 △강연회 및 토론 △보드게임 △추리게임 등의 프로그램은 혐오의 시대 속 페미니즘 담론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냈다. 이와 더불어 행사기간 3일 동안 영화 △무서운 집 △빅 아이즈 △데스 프루프 등을 노천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기상관계로 행사 처음과 마지막 날은 실내에서 진행됐다.
첫날 프로그램은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의 공저자이자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을 수료중인 윤보라씨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혐오의 시대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은 △유행으로서의 혐오, 여성혐오 △여성혐오의 개념 △온라인 젠더 담론의 구성과정 △경합하는 남성성과 여성성, 성역할에 대한 분석 순으로 구성 됐다. 다음 순서로 이어진 자유토론에선 자유기고가인 문계린씨와 이화여대 이화여성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이규리씨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서 문씨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여성 혐오 담론들의 경우 여성들은 ‘미러링’이라고 하는 전략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며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여성 혐오 담론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다음 발제를 통해 강연에 참석한 청중들은 “여성혐오의 병리성이 유머와 ‘드립’을 방패로 드러나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여성주의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기도 했다. 문화제 첫 프로그램이 진행된 이날 약 40여명의 청중이 함께 행사에 참여해 혐오의 시대와 페미니즘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을 맡았던 윤씨는 “대학캠퍼스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고 문제의식들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고 원인에 대한 질문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청중으로 참여한 전효진(사학 14) 학우는 강연을 듣고 나서 “이전에 페미니즘에 대해서 공부했던 시각이 약간은 편협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나름대로 여성주의와 여성혐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둘째 날과 셋째 날은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 진행된 ‘캠퍼스에서 살아남기’ 프로그램은 데이트·강의실 성폭력으로부터의 생존게임을 테마로 진행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거짓말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보드게임을 활용해 데이트·강의실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기회를 제공했다. 셋째 날엔 몰래카메라 모형과 이를 숨긴 가상의 범인을 찾아내는 ‘몰래카메라 레이더스’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이날 게임은 가상의 범인을 설정한 뒤 그 범인이 숨긴 몰래카메라 모형을 찾아 마지막으로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번 행사는 문과대 학생회를 비롯해 교수·학우 등 다양한 경로의 개인 후원을 바탕으로 개최됐다. 문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한 김정예(철학 12) 학우는 “참신한 형식으로 꾸려보려고 노력했다”며 “참여자 분들 모두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