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임효진 기자 (ihj1217@skkuw.com)

최근 몇 년간 우리 학교는 대학종합평가의 평가지표 중 하나인 국제화 지표를 높이기 위해 국제화 지표 항목 중 하나 인 ‘학위 과정 등록 외국인 학우 비율’을 늘리는 데 힘썼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 학교 외국인 학우의 비율은 2012년 6.755%에서 2015년 9.341%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외국인 학우의 수에만 집중한 탓에 현재 우리 학교가 지정해 놓은 한국어 능력 입학 기준과 성적 장학금 기준은 낮은 편에 속한다. ‘질적’ 수준에 신경 쓰지 않은 결과 막 입학한 우리 학교 외국인 학우들이 의사소통을 힘들어 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인증 받은 학우들, 인증되지 않은 한국어 실력
우리 학교는 한국어 어학 능력 기준으로 한국어능력시험(Test of Proficiency in Korea, 이하 TOPIK) 3급 이상과 성균어학원 및 국내 대학 부설 어학원 한국어 3급 이상 과정 이수로 지정해 놨다. TOPIK은 한국어 사용능력을 측정·평가하는 국가 인증 시험으로 일정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요한다. 한편 성균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수업은 출석 점수와 시험 성적을 합산하여 일정 등급을 받아야 이수했음을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3급의 경우 초보자라도 6개월이면 이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의사소통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또한 우리 학교의 입학 기준은 고려대학교가 TOPIK 4급 이상과 어학원 4급 이상 이수, 연세대학교가 TOPIK 5급 이상과 어학원 5급 이상 이수를 입학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 학교는 ‘외국인 학우가 대학교육을 이수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문화적 차이를 조기에 극복하고, 한국어 사용능력 등 기초학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는 명목 하에 1학년 1학기를 다니는 외국인 학우 전용의 교양 과목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과목에는 △의사소통1,2 △한국어매체읽기 △한국어문서작성 △한국문화의 이해 △한국생활의 안내 및 진로 지도 등이 있으며, 학부 대학의 부속기관인 성균멘토(학사지도)에서 주관하고 있다. 해당 기관의 관계자는 “입학 조건의 어학 성적을 충족시켰더라도 지필 평가를 위한 한국어를 배운 것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조차 잘 안 되는 학우들이 많다”며 “대부분의 외국인 학우들은 입학 후 의사소통을 위한 한국어를 새로 배운다”고 말했다.

낮게만 느껴지는 장학금 기준
현재 우리 학교는 2010년 이후 입학한 외국인 학우에게 학점이 △2.9 이상인 경우 등록금의 30% △2.7 이상인 경우 등록금의 25% △2.5 이상인 경우 등록금의 20%를 장학금으로 주고 있다. 낮은 성적 기준 때문에 우리 학교는 약 75%의 외국인 학우들에게 ‘성적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학우의 성적 장학금 기준에 대해 학생지원팀(팀장 이재원)의 유백영 과장은 “기존의 낮은 성적 기준은 외국인 학우 유치를 위한 것”이었지만 “2016학년도부터는 질적 수준까지 고려하여 학점 4.0 이상인 경우 등록금의 70%를, 3.8 이상인 경우 등록금의 50%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로 불편한 그들
현재까지는 외국인 학우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의 국제화 정책 때문에 외국인 학우와 한국인 학우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학우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조별과제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불편하고, 한국인 학우도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학우들과 조별과제를 할 때 몇 배의 노력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 정기윤(사회 14) 학우는 “한국인들과 조별과제를 하면 도움 받을 수 있어 좋다”면서도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한국인 학우들 눈치를 살필 때도 있다”는 심정을 밝혔다. 정우진(글경영 12) 학우는 “언어학입문 수업에서 중국인 학우와 조별과제를 했었는데 그 학우의 한국어가 미숙한 상태여서 조별과제를 원활히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성적에 영향은 없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