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석 기자 (nys2807@skkuw.com)

지난 9일부터 약 보름동안 진행된 제48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이하 선거)가 무효로 처리됐다. 후보로 나섰던 두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모두 선거운동 기간 경고가 3회 누적돼 선거 시행세칙 제38조 4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선본의 경고 횟수에 따라 제재를 가한다’에 따라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2일 사이 무산된 2주간의 행보
선거운동 기간 ‘ASKK U’와 ‘S-Wing’ 양 선본은 △문화선전 △합동유세 △정책공청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투표일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거는 지난 20일 자과캠에서 S-Wing 선본이 ‘선본원이 아닌 자가 선본실을 출입했다’는 사유로 경고 1회를 추가 받으며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미 시정명령 3회주의 3회를 받았던 해당 선본의 경고 조치가 3회로 늘어나며 선본 탈락이 공고됐던 것이다. 선거 시행세칙 제35조에 따라 시정명령 2회와 주의 2회는 각각 주의 1회와 경고 1회로 계산되며 경고 3회 누적 시 선본으로서의 자격이 박탈된다.
S-Wing 선본의 탈락 이후 중선관위 측에서는 단독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같은 날 인사캠에서 ASKK U 선본의 규칙 위반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다. 당시 ASKK U 선본은 시정명령 2회주의 3회가 누적돼 경고 1회가 추가된다면 선본 자격이 박탈되는 상황이었다. 중선관위 측에서는 제보 검토 후 다음날인 21일 ASKK U 선본이 ‘중선관위의 인준을 거치지 않은 카드 글씨의 노출로 인한 간접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경고 1회를 추가하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탈락을 공지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이에 따라 오는 24일부터 3일간으로 예정돼 있던 투표는 무산됐고, 선거는 후보자 등록 과정부터 다시 시작한다. 등록을 원하는 선본은 오늘부터 이틀간 추천인명부 작성 후 24일 오후 6시 30분까지 후보자등록을 마감해야 한다. 또한 인사캠의 경우 오는 27일에 정책공청회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자과캠의 경우 촉박한 일정 탓에 공청회는 진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투표는 선거운동이 모두 마무리된 후 다음달 1일에 시작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편 ASKK U와 S-Wing 두 선본 모두 재선거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ASKK U 선본의 인사캠 정후보로 나섰던 변성혁(한문 10) 학우는 “개인적으로 속상하기도 하지만 징계에 대해서 불복할 생각은 없다”며 “다시 준비해서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S-Wing 선본의 자과캠 정후보로 나섰던 정종훈(시스템 09) 학우 역시 “재선거에서는 문제되지 않도록 더 신경 써서 준비하겠다”며 재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한동수(영상 11) 인사캠 중선관위장은 “현재 탈락한 두 선본 이외의 새로운 후보자가 등록하지 않는다면 학우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선본명이나 정책 등을 최대한 기존과 동일하게 하도록 권고했다”며 양 선본의 재등록 시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을 암시했다.

중선관위 둘러싼 논란 남아
이번 재선거 사태와 관련해 학내에서는 중선관위가 △세칙을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일부 업무처리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 여론이 발생하기도 했다.
먼저 양 선본을 징계한 명목이 상식적인 수준 이상으로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의견이 존재했다. 특히 ‘정해진 게시 공간에서 벗어난 자보 부착’이나 ‘인준받은 현수막에 대한 사후 징계’ 등 해석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해서는 탈락한 선본 측에서도 “세칙 적용이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한 인사캠 중선관위장은 “다소 엄격해 보일 수 있으나 중선관위 입장에서는 사소한 세칙 위반도 용인하기 힘들다”며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한 자보 훼손과 관련해 중선관위 측이 학우들에게 특정 선본을 언급한 문자를 발송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 자과캠 게시판에 부착된 선거 대자보를 누군가 고의로 손상시켰던 사건에 대해 중선관위에서 보낸 공고 문자에 ‘양 선본의 대자보가 고의적으로 훼손되고 있으며 특히 ASKK U 선본의 경우 1주차 대자보의 피해가 막심하여 실내에 남아 있는 대자보가 거의 없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중선관위는 추후 해당 문자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해명하는 내용의 문자를 다시 보냈지만, S-Wing 선본의 인사캠 정후보로 나섰던 조성해(정외 08) 학우는 “중선관위의 문자는 간접적으로 S-Wing 선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던 편파적 운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