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올해 2학기가 벌써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이렇게 학기 말이 될 때마다 여지없이 드는 생각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벌써 마지막이라니...”라는 한탄뿐이다. 그래도 이번 학기는 매주 성대신문을 빠지지 않고 구독했다는 점에서 나름 값진 일을 했다고 위안을 삼고 싶다. 통학하는 도중에 엘리베이터 앞에 비치된 신문을 ‘이게 뭘까’하며 한두 개씩 집어 들었던 것이 학기 말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면 성대신문에 빚진 것이 많다. 올해 막 입학해서 대학교가 무엇인지 감이 안 잡히던 새내기에게 학교의 각종 행사와 현안에 대한 양질의 기사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지 않고서야 학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다방면의 정보들을 얻을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많은 주변의 학우 중에 성대신문의 꾸준한 독자층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학우들이 학교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지도, 굳이 신문을 읽지 않아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읽기 위해 만들어진 신문이 읽히지 않는다는 것은 꽤 심각한 문제다.
현대 경영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이다. 최대의 목표가 이윤 추구인 기업의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상품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다. 신문 또한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언론의 역할이 정보전달과 여론 형성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아무리 신문의 내용이 좋다고 한들 구독자들이 없다면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실패한 것이 된다. 이제 성대신문은 완성도 높은 기사 작성이라는 단편적인 목표를 넘어서 많은 학우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대신문이 학교 대내외의 객관적 정보 제공에 성공적이었던 반면 구독자를 사로잡을만한 요소에 집중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교내 신문의 맹점에 있다고 본다. 교내 신문은 경제적 논리에 자유롭기 때문에 비교적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에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바로 그 경제적 논리에서의 자유로움이 교내 신문사로 하여금 독자층을 겨냥할 흥미 요소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신문도 문제지만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마이웨이’만을 고수하는 신문도 문제다. “나는 내 글 쓸게, 넌 읽든 말든 알아서 해.”식의 마인드는 쌍방향 매체를 강조하는 지금의 트렌드와 맞지 않다. 기존의 보수적인 신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흥미 있는 기사를 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어야할 사항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현재 학우들이 관심 있어 하는 컨텐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또한 편집 과정에서도 독자들이 참여하면서 다양한 포맷의 변화를 보여줬으면 한다. 우리 학교 대표 신문사인 성대신문만큼은 신문다운 진중함과 독자들과의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이현규(사과계열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