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연 기자 (ery347@skkuw.com)
한 달여의 트레이닝을 마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나는 신문사라는 공간이 더 두렵고, 신문사에서 보낼 날들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했던 무렵에는 트레이닝을 마칠 즈음이면 기사를 쓰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기사를 쓰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니, 기사를 쓰는 데 능숙해지면 신문사 생활도 편해질 것이라고 짐작했다. 트레이닝을 마친 지금, 기사를 쓰는 것이 수월해진 건 맞다. 그러나 신문사 생활은 더 힘들게 느껴지고, 그래서 다가올 날들이 부담스럽다.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기사 작성 이외의 업무가 있어서도, 신문사의 바쁜 일정 탓도 아니다. 나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귀찮은 일, 할 용기가 안 나는 일, 다른 사람에게 쓴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일은 어물쩍 넘기고 요리조리 피해온 것 같다. 그런데 신문사는 내가 힘들다고 넘겨온 일들을 온전히 스스로 해내야 하는 공간이다. 기자 누구나에게 자신의 기사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 그런 공간이다. 그래서 내가 과연 다른 기자들 속에 잘 섞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아직은 더 해보고, 더 버텨보고 싶다.앞으로의 성대신문사 생활이 힘들 것임을 알면서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떤 수습일기의 제목처럼 신문사의 ‘쌩얼’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수습 기간 동안 지켜본 신문사 기자들은 한마디로 오뚝이 같았다. 몇 번씩 인터뷰를 거절당해도 다시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성사시키는가 하면, 편집회의에서 아이템이 뒤집혀도 즉시 더 좋은 기획을 잡아오고, 사전 섭외가 안 된 장소라도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취재를 해냈다. 나라면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은 일들을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더 배우고 성장해서,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는 못 되더라도 맡은 일을 온전히 해내는 기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직 여기에 더 남아있고 싶다.지금 나는 롤러코스터의 정상에 있는 기분이다. 내려가는 것이 무섭고 긴장되지만,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기자라는 이름으로 채워진 벨트를 꼭 쥐고 끝까지 타보고 싶다.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을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기자생활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