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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청춘’과 청춘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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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호] 승인 2016.02.29  18: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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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정낙영 전문기자 webmaster@

2010년 12월 24일자가 발간일로 되어있는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의 책『아프니까 청춘이다』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에 대한 호불호의 평가가 극명해지는 가운데, 간혹 인터넷 머리기사의 한 꼭지를 차지하곤 한다. 처음 책 제목에서 가졌던 나의 인상은 솔직히 공감보다는 반감에 가까웠다. 나는 이 제목을 듣는 순간 그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근거 없는 반발심과 비판정신으로 무장되어 이에 대응할 만한 책을 하나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꼈었고, 그 제목을 '늙으니까 아프다'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진심어린 충고로 집필의도를 접은 것은 지금도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그렇지만 청춘의 시간을 지나 지금처럼 나이 들고 보니 정말로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쩔 수 없이 주변의 물건들이 녹슬고 닳아 헤지는 것처럼, 사람도 늙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삐걱거리며 닳아 약해지면서 쑤시고 아픈 곳들이 더해가면서 사는 것인 것 같다. 그래서 늙으니까 청춘의 시절 보다는 실제로 더 아픈 곳이 많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옛말에 익숙한 우리들은 젊다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  시절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의 과정으로 의당 거쳐야할 고통의 통관 의례이며, 아픔의 미학으로 승화될 가학적 전제일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아픔을 담보로 지내온 그 젊은 시절을 벗어난 지금 그 아픔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청춘에 당연직을 내어준 아픔 때문에 지금의 고통은 청춘이 짊어져야 했던 것과 같은 건강한 아픔이 아니라는 이상한 역설이 성립할 수 도 있다. 청춘을 지나보내고 맞이하게 되는 아픔을 말 못하는 서러움과 함께 젊음이란 이름으로 엮여진 시간에 동화된 아픔만이 가치 있고 기억될 수 있는 것이라는 이상한 당위성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꼭 청춘이어서 만이 아니라 누구나 살아가는 일생동안 때론 웃고 때론 울며, 때론 화내고 분노하고 때로는 미워하며 또 때로는 사랑한다. 거기에는 젊고 어린 나이에 겪게 되는 특유의 성장통, 사랑통과 같은 통(증)도 있어 좀 더 청춘들에게 익숙한 (당연한) 아픔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청춘이라서 더 아프고 당연해야 한다는 진단은 그리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비로소 우리의 삶이 멈추게 되지 않는 한 성장도 멈추지 않고, 젊은이들만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는 사랑의 아픔과 성공을 향한 기로에서 실패를 맛본 좌절에 고통 받을 특권을 가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파야 한다는 젊음에 대한 억지스런 강변보다는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그때그때의 모습에 걸맞은 “~답다”라는 거울 속에 우리 스스로의 “~다운 모습”을 비춰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사람은 사람답고,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답고, 노인은 노인답고... 그렇지만 “~답다”에 걸맞게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당위적인 논리의 항진명제가 왜 또 이토록 어려울 수 있을까?  
‘젊다’ 혹은 ‘늙었다’는 틀 안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그러니까 이래야(만)해”라는 근거 없는 가치관으로 방향도 없이 우리를 몰아세우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것이 더 두렵고 아파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며, 나의 “~다운 모습”은 어떤 것일지, 혹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부끄러운 속내를 감추며 흘긋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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