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예찬 기자 (yaechan@skkuw.com)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는 올해로 6년째 진행됐다. 이번 등심위는 비록 결과는 작년과 똑같이 등록금 동결에 그쳤지만 진행 과정에 있어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 또한 존재했다. 본지에서는 자세한 협상 과정과 함께 이를 짚어보기로 했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임한 등심위
조성해(정외 08)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2012년 등심위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등심위에 임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2014년도와 2015년도의 △예산안 △결산안 △추경예산뿐만 아니라 장학금과 과별 등록금, 예비비 등 다양한 자료를 낱낱이 분석해 등심위에 임했다.

예·결산안 분석이라는 준비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예비비 감소이다. 예비비는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예산을 위해 편성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총 예산의 1/100 수준까지 편성할 수 있다. 본래 2016년도 학교 예산안에 편성된 예비비는 30억으로 지난해에 비해 10억이 추가로 편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편성된 예비비 중 집행된 금액은 700만원에 불과했다.

조 회장은 “예산이 학생들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조정을 부탁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예비비는 돌발 상황을 위해 편성한 것”이며 “임의로 감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논의 끝에 예비비는 감소됐다.

총학은 정부의 등록금 정책 또한 분석했다. 국가장학금 Ⅱ 유형의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는 대학의 자구적인 노력이 전제된다. 조 회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등록금을 인하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지적됐던 정보 공개 논란과 전반적인 소통 측면은 개선됐나
현 총학은 등심위를 시작하기 전 △투명하고 공정한 등심위 △학우들과 더 많이 소통하는 등심위 △학우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등심위를 협상의 기조로 내세웠다. 총학은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총학은 1차 등심위에서 학생간사제도 도입과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다. 학생간사는 회의에 직접적인 관여는 못했지만 2차 등심위부터 회의를 참관하며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했다. 등심위 회의록 역시 학교 홈페이지에 제 시기에 업로드 됐다.

뿐만 아니라 총학은 등심위가 끝날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회의 내용을 정리해 게시했으며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로 단과대학 회장단으로 구성된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는 등심위 시작 전과 마친 후에 총학과 회의 내용을 가감없이 공유하며 피드백 하는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에서 각 과의 등록금 정보 및 책정 기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돼 등심위에서 학교 측에 질의했다”며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가 협상 과정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통 측면에서는 미흡한 점 또한 존재했다. 학생간사나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에 대한 공고가 부족해 학생간사와 열린 등록금준비위원회가 무슨 일을 맡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학우들이 알기 어려웠다. 학우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측면 역시 부족했다. 따라서 일반 학우들의 의견이 등심위에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조 회장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임기를 늦게 시작하게 돼 발생한 문제”라며 “학기 중에 오프라인으로 등심위를 홍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 생각한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등록금 동결이라는 결과, 학우들이 만족할까
이번 등심위는 결과적으로 등록금이 4년째 동결된 채 마무리 됐다. 우리 학교는 지난 2012년도에 등록금을 인하했다. 그러나 국가장학금 Ⅱ 유형을 비롯한 정부의 지원 사업을 받기 위해서 학교 측은 장학금 지급액을 늘리거나 등록금을 인하해야 하고 그 비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더 높여야 한다. 결국 한 번의 인하로 인해 학교의 예산은 계속 적자 상태였고 이를 비등록금으로 해결하는 상황이었다. 즉 등록금 인하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학교 측은 애초에 인상안을 주장한 것이었다. 조 회장은 “등록금을 인하한다고 해서 학우 개개인의 등록금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학교의 현실도 고려해 학우들의 복지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등심위를 통해 학교 측은 동결안과 함께 ‘총학과 단과대학생회가 준비한 단위요구안을 바탕으로 최소 1%이상의 인하액만큼 학생들에게 투자하겠다’는 안을 수용했고 등심위 자료에 ‘신속하게 검토 및 반영하겠다’라는 문구까지 작성했다. 이에 관해 예산기획팀 담당자는 “총학에게 사업에 관한 자료를 받아 논의 중”이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게 학교 측 사업과 총학 측 사업이 겹치치 않도록 할 계획”이라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 할 때 등심위가 발전할 수 있다”며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