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초연결사회가 시작된 지 7년이 지났다. 모든 인류가 스마트폰을 통해 손안에 인터넷을 갖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중심은 7년간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등장한 전혀 새로운 인류다. 신인류는 검색을 통해 지식을 얻고, 검색을 통해 소비생활을 결정하고, 검색을 통해 생각을 만든다. 생각은 감정을 만들고 그 감정은 다시 인터넷으로 전파되어 검색을 통해 공유하게 된다. 검색과 참여, 그리고 공유가 신인류의 새로운 생활 메커니즘이 되어 자리 잡은 것이다. 시장도 이 메커니즘에 의해 움직인다. 사고 싶은 상품을 검색하고 검색 결과에 의존해 소비하고 구입한 상품의 리뷰를 다시 여러 사람과 공유한다. 이렇게 생성된 관련 정보는 시장을 좌우하는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소비자가 대거 몰리는 플랫폼 기업들은 초연결사회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기존 영업방식에 의존하던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시장에 폭풍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핵심 원인은 달라진 신인류의 생활방식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감정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초연결사회 이전에는 일방적인 정보와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복제된 감정이 공유되었다면 이 시대의 정보는 자발적 클릭으로 확산된다. 신인류는 스스로 보고 싶은 정보를 검색하여 자기 생각으로 복제하고 거기에 다시 자기감정을 더해 참여한다. 이렇게 축적된 의견들은 다시 사람들과 공유되어 대중으로 확산된다. 과거에는 방송, 신문 등 특정한 정보의 경로를 통해 감정공유 및 확산이 일어났다면 지금은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중 감정이 형성된다. 결국, 대중의 감정과 생각은 신인류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또 확산시키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라진 대중감성 형성의 방식으로 인해 대중의 감정도 매우 세분되고 다양화되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도 세대별로, 소득별로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대립적으로 제시되고 찬반의 논란도 뜨겁다. 과거 패턴에 익숙해져 있는 기성세대에게 이러한 대중감정의 다양화나 대립각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러한 현상은 세계 각국에서 모두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다.
영화 <귀향>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 역사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의 한 조각을 70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 이 시대 젊은이들이 모두 아파하며 공감하고 있다.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또한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국민의 아픈 감정을 헤아리는 한편 국익도 고려해 외교적으로 적당히 일 처리를 했으니 이 정도면 노력했다고 국민이 알아줬으면 싶을 텐데 대중의 분노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늘 그래 왔듯이 야당은 이를 이용해 정부를 무능하다며 최대한 압박하는 공세를 펴고 있다. 이것만 보면 지난 30년간의 정치판의 연례행사 같은 진흙탕 싸움 같다. 그러나 대중은 이미 성숙해져 있다. 대중감정의 자발적 공유, 참여, 확산의 신메커니즘이 사회적으로 정착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아픔 공유와 배려, 위로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 <귀향>이 보여주고 싶은 진실은 그때 우리의 누이들이 얼마나 아팠었는지, 그 이후로도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었는지,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가 정말 같이 아파하고, 위로하고, 배려하자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지금 ‘귀향’을 통해 그 마음을 서로 나누어 공유하며 치유하고 있는 중이다. 백억의 배상금과 일본 총리의 같잖은 사과흉내로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 여당이나 그걸 기회로 정권교체를 꿈꾸는 야당이나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신인류가 스스로 만들고 있는 새로운 시대를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유와 참여, 확산을 통해 시장의 주인이 소비자 자신이 된 것처럼 대중의 감정도 이제 대중 스스로가 주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중 감정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