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16학번 신입생들이 무사히 입학식을 마치고, 5000여 명의 학생들이 새로 학교에 들어왔다. 아마도 신학기의 어수선함과 성년의 기쁨을 만끽하며, 붕 뜬 마음과 설레는 감정들이 교차할 것이다. 술과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입하게 됨으로써 기호를 존중받고, 나이에 걸맞게 달라진 호칭과 대접을 느끼면서 신입생들은 이제 사회에서의 제1차 자유를 얻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실이나 학교 복도만이 아닌, 넓은 캠퍼스 공간을 활보하고 나다니면서 더욱 넓어진 시야와 탁 트인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다른 진중한 사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새해가 밝고 강의가 열리는 동시에 이들은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타이틀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지만, 우선적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 임의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한 대기업의 COO가 사퇴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이렇듯 요즈음 사회는 빠른 정보 전달과 소통으로 인해 기존의 음지였던 곳이 드러나게 되고, 더 이상의 입막음과 비밀 유지는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 사건과 전혀 무관한 제3자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개입하기 시작함으로써 이른바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이러한 이미지는 곧 해당 기업의 홍보활동과 연결되어 경제적 및 사회적인 위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다.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서울에 위치한 몇몇 대학의 OT(Orientation,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을 위한 자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들은 당사자 및 제보자와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전파되어 해당 대학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한 대학에서의 교외 OT를 폐지하는 결정에까지 이르렀다. 이렇듯 어느 한 단과대, 한 호실에서의 자그마한 실수는 학교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 한 단체에 속하게 되는 이상 우리는 소속감을 느끼며, 반대로 그 소속감이 속박의 굴레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영향력은 꽤 강력하다. 우리의 행동은 사적인 실수가 아닌 성균관대학생의 표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특히나 학생처나 국제처 등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고 활동하는 단체들은 해당 분야에서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단체들이다. 이러한 단체는 대부분 대외적인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곧 우리 학교를 나타내는 첫인상으로 남기 십상이다. 한 번 각인된 첫인상은 60번 이상의 만남을 통해 재고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만큼, 첫인상의 이미지는 강력하다. 외부 인사들을 상대하는 특정 단체가 우리 학교 전체를 비추는 거울이니만큼, 이들은 공적인 자세와 거동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묵직한 느낌 외에도 대학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대학 이전의 학창 시절과 달리 대학교는 남녀가 함께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공간이다. 이성 교제는 더 이상 학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지양해야 하는 행위가 아닌,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낭만을 찾고, 미래의 배우자를 가늠하는 숭고한 행위로 여겨진다. 조별 과제는 단순히 여러 학생이 힘을 합쳐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행위가 아니다. 우리는 조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친목을 다지는 동호회 성격의 동아리들 또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련의 작업과 소통을 필요로 한다. 이렇듯 대학교는 졸업 후 맞이할 사회생활의 초석이기도 하지만, 대학 자체 또한 결코 작지 않은 사회이다. 이 사회 안에서 서로가 기본적인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앞으로 닥칠 거친 사회생활을 미리 연습한다는 자세로 대학생활에 임하면 어떨까.

조준경(기계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