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주화 기자 (joohwa12345@gmail.com)

■ 국제관 남자 화장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주위엔 소변이 튀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이를 줄이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선 넛지를 도입했다. 소변기 중앙에 파리모양을 그려 넣어 남성들이 파리를 겨냥해 볼일을 보도록 유도한 것이다. 실제로 이 파리모양 스티커가 도입된 이후로 주위로 튀는 소변량이 80% 이상 감소했다. 우리학교 국제관 남자화장실 소변기 위에 여성들이 쳐다보는 사진을 부착해 놓은 것도 위의 사례와 같은 이유에서다. 다른 여성이 자신을 쳐다보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로 인해 이용자가 소변기 앞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다. 때로는 “청결한 화장실을 위해, 한 걸음 더 가까이”라는 직접적인 문구보다, 사진 한 장을 통한 넛지가 더 효과적인 방편이 될 수 있다.
 

■ 경영관 금잔디 식당

 

누구나 한번쯤은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통행에 불편함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줄 중간에 간격을 두고 서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가, 어디에, 얼마큼 띄어 서야 하는지 몰라 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진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소장은 출퇴근 시간 서울의 광역버스 정류장에 늘어선 줄 때문에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괄호라인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 교수는 바닥에 괄호 모양 스티커를 붙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괄호 사이에 간격만큼 떨어져 줄을 섰고, 보행 흐름이 개선됐다. 앞 사례와 같은 문제가 경영관 금잔디 식당의 점심시간에도 자주 발생해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경영대에서 어디에 간격을 두고 설 지를 표시한 스티커를 바닥에 부착했고 통행문제는 크게 완화됐다.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가 사람들을 편리하고 질서정연하게 넛지한 것이다.

이처럼 어떠한 사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시하고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부드럽게 사람들을 넛지하는 것이 때로는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엔 문제로 가득하지만, 이로운 방향으로 넛지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