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예찬 기자 (yaechan@skkuw.com)

지난 48대 총학생회장단(이하 총학) 선거에서 S-wing 선본(이하 스윙)의 자과캠 후보가 경고 3회를 모두 받으며 선본이 탈락했다. 그 결과 학우들 사이에서는 러닝메이트제의 실효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대자보까지 게시됐었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러닝메이트제의 취지 및 실효성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러닝메이트제, 꼭 시행해야 하나
러닝메이트제는 1990년대 초부터 우리 학교에 도입됐다. 그 당시 러닝메이트제의 도입 취지는 정확한 자료로 남아있지 않으나 기본적으로 양 캠의 통합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취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현재는 러닝메이트제를 꼭 시행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학우들 역시 존재하는 상황이다. 러닝메이트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양 캠 단절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SKK人Ship 전 총학의 경우 양 캠 통합을 취지로 진행한 사업은 축제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축제의 경우도 양 캠 통합의 취지를 살렸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점이 많았다. 지난해 1학기 인사캠 대동제 때는 마라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으며 자과캠 학우들이 인사캠을 방문해 축제에 참석했다. 반면 2학기에 열린 자과캠 건학기념제(이하 건기제) 때는 인사캠 학생 약 650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63.5%의 학생들이 자과캠 축제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본지 1589호 거리 부담된 인사캠 학우 63.5% “내려가지 않겠다” 기사 참조) 양 캠 간의 거리가 부담된 학우들도 존재했지만 인사캠에서도 학술제 및 단과대 행사 등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건기제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도 존재했다. 결론적으로는 양 캠 통합을 기조로 내세운 축제였지만 그 기조를 살린 결과라고 보기 어려웠다.

또한 러닝메이트제로 인해 학생자치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이 후보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한 익명의 학우가 페이스북에 ‘선거에 출마하고 싶지만 러닝메이트를 구할 수 없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한편 지난해 총학 선거 공청회에서 양 선본의 자과캠 후보들은 인사캠 후보에 비해 심도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과 학생자치에 뜻이 맞는 러닝메이트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에 출마하는 학우들은 러닝메이트를 대부분 인맥으로 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러닝메이트제를 시행하게 되면 양 캠 간 표의 등가성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기게 된다. 작년에 치뤄진 총학 선거에서 스윙 선본은 인사캠에서 ASKK U 선본(이하 에스크유)을 1083표 차이로 따돌렸다. 반면 에스크유 선본은 자과캠에서 스윙 선본을 265표 차이로 앞질렀다. 인사캠에서의 양 선본의 표차가 자과캠보다 크지만, 표차에 관계없이 인사캠 학우들은 스윙 선본을 지지하는 학우가 더 많은 반면 자과캠 학우들은 에스크유 선본을 지지하는 학우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러닝메이트제를 통해 양 캠이 하나의 총학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양 캠 학우들의 표를 합산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양 캠 학우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러닝메이트 제도, 폐지가 답인가?
많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긴 했지만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선거와 관련해서 결점이 없는 완벽한 제도를 만들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그 제도가 정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러닝메이트제가 양 캠 통합의 취지를 살리는데 기여하는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러닝메이트제를 통해 하나의 총학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 양 캠 간 통합 의미를 살리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러닝메이트제가 시행되지 않아 양 캠이 따로 총학을 구성한다면 지금보다 더 양 캠 통합을 추진하기가 힘들다.

또한 양 캠 총학이 서로 다른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다면 하나의 총학인 경우보다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가지는 힘이 더 줄어든다. 만약 등심위에서 양 캠 총학이 다르다면 회의 안에서 △인사캠 총학 △자과캠 총학 △학교 세 주체가 참여하게 되는데 양 캠 총학의 의견이 통일이 안 될 경우 학교와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 이르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경희대학교는 서울캠과 국제캠의 총학이 각각 선출되며 등심위도 따로 진행한 후 재조정을 거쳐 등록금이 책정돼 학교의 의견에 따라갈 확률이 높다. 또 <경희대학교 대학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로드된 경희대학교 총학이 Prime 사업에 대해 학교와 회의한 영상을 보면 의견 통합이 안 돼 회의 진행에 있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러닝메이트 제도, 대안은 무엇인가?
지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성균관대는 분교 개념이 아니므로 러닝메이트 형태로 될 수밖에 없어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결국 제도를 가지고 생각하기보다는 제도 안에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에서 비춰보면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제도 도입이어서는 해결이 어렵다. 따라서 학우들이 제도 내에서 총학의 정책, 양 캠 통합 회칙을 위한 회칙 개정 등 학생 자치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 상황을 개선할 해결책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