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호정 기자 (sonamuda@skkuw.com)

 사진 기자는 매주 여론면에 사진 칼럼 ‘모모이’를 싣는다. 이번 호의 모모이는 방학 때 기획을 먼저 잡았었다. 사진은 ‘해변에서 자신의 발자국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의 발을 클로즈업하고 그 뒤로는 앞으로 가야 할, 아무 발자국이 찍혀지지 않은 해변이 보이게’ 찍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말해 이번 모모이의 사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진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물은 엉망이다. 처음에 기획에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학교 근처 초등학교를 찾아다녔다. 서울에서 바닷가를 찾을 수는 없으니 비슷한 모래 놀이터라도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놀이터 모래에서는 생각보다 발자국 표시가 안 났고 그렇게 찍은 사진은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진짜 모래 해변을 찾아 부산으로 갔다. 해운대 바닷가에서도 원하는 사진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이 사진을 쓰게 쓰게 되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허탈하다. 

 이번 모모이의 경우만 그런 것도 아니다. 왕복 3시간의 거리를 달려 기사에 들어갈 사진을 찍었지만 지면에 한 컷도 안 실릴 때도 있었다. 성균관대 밤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밤을 새울 때도 있었다. 사진 기자가 다른 일반 기자들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도 분명히 따른다. 이번 주에는 인물면 취재를 위해 도준우 PD를 만났다. 도 PD는 신기하게도 준비 기간 한 달 만에 SBS에 합격했다.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기자의 말에 피디는 뜻밖의 대답을 했다. “공부에 매달리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했어요.” 대학 시절 그가 했던 여러 가지 경험이 방송국 입사에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끔 불안할 때가 있다. 남들이 학점 관리한다고 도서관에 있을 때, 나는 기사를 쓰기위해 신문사에서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기말고사를 걱정했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는 흔들리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전공 공부 이상의 것을 신문사 활동을 통해 얻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생이 종로 지역구 후보 의원과 인터뷰를 하고, 평소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연출자를 만나는 기회가 흔치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신문사 생활은 지금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도 PD가 대학 때 하고 싶었던 일을 했던 것이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듯이 나 또한 신문사에서의 경험이 미래의 나에게 힘이 될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이번호처럼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지면에 싣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는 기자가 되겠다.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