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아주대학교 전자공학과 감동근 교수

기자명 이호성 기자 (doevery@skkuw.com)

아주대학교 전자공학과 감동근 교수

알파고가 사고하는 방식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매우 많다. 그 경우의 수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문제인데, 기존에는 모든 경우의 수를 분석해서 판단했다. 이후에는 몬테카를로 탐색기법이 도입되어 경우의 수가 기존에 비해 천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몬테카를로 탐색기법은 몇 개의 수를 표본추출해 어느 수가 결과적으로 승률이 높은지를 판단하는 기법이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수가 놓인 모양을 보고 적절한 수만 2~3개를 골라 몇 수 앞을 탐색해 보고 유불리를 판단하여 다음 수를 결정한다. 알파고가 채택한 방식이 이와 같다. 인간이 모양을 보고 형세를 판단하는 것처럼 알파고는 패턴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그 상황에 적절한 수를 찾아낸다. 그리고 인공신경망을 통해 그 수를 시뮬레이션하고 승률을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알파고는 *딥 러닝 기술을 통해 패턴인식 프로그램을 구축한 것이다.

인공지능의 사고는 어떤 기술적 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인간의 뇌를 물리적으로 보면 뉴런들이 활성화되어 사고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노드를 뉴런처럼 연결하여 신경망을 만들고, 이를 하드웨어로 구현한 것이다. 인간의 뇌는 정보의 반복적인 전달을 통해 시냅스가 강화되어 학습하게 된다. 이와 달리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은 주어진 정보를 기준으로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노드의 연결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학습한다. 인간의 인지기능을 계산의 문제로 바꾼 것이다.

이전의 인공지능과 최근 개발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의 기술적 차이는.
예전부터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 낼 아이디어는 있었다. 하지만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수천만 개의 미지수로 이루어진 방정식을 해결할 수 있어야 했다.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첫 번째로 계산능력, 두 번째로 데이터가 필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드웨어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빅데이터가 구축되었다. 이를 통해 방정식을 풀 수 있게 되면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아이디어 자체는 신기할 게 없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했고, 그걸 가지고 있는 구글이 현실로 이루어 낸 것이다.

최근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내고자 ‘지능정보기술 연구소’가 세워지고 관련 기업에 대해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모두 대기업이라 벤처기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 우리나라에도 인공지능과 관련된 벤처기업들이 많이 있다. 그 회사들이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도와주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시급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들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또한,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지금 가장 곤란해 하는 것은 데이터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부차원에서 데이터의 제공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되었을 때의 문제는.
실업이 대량으로 발생할 것이다. 모든 직종이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 100명이 필요했던 일을 인공지능이 있다면 10명이서 할 수 있다. 앞으로 인간이 컴퓨터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컴퓨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의 교육이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직업을 선택할 때도 10년 뒤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내 직업이 안전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개발과 관련해서 대학생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사람이 컴퓨터보다 잘 할 수 있는 능력인 상상력,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 상상력은 모양을 떠올리는 영역이다. 이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보기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가령 <마션> 같은 영화를 책으로 읽게 되면 차와 우주선에 대한 묘사를 읽고 실제로 어떻게 생겼을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레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또한,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를 아우르지 못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전공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전공 외에도 관심 분야가 있으면 그에 대해서 꾸준히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자세를 가진다면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 분야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다.

 

기사도우미

◇딥 러닝=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한 기계학습의 한 분야이다.
◇노드=네트워크에서 연결점을 의미하며, 데이터 송신의 재분배점 또는 끝점을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노드는 데이터를 인식하고 처리하거나 다른 노드로 전송하기 위해 특별히 강화된 성능을 가지도록 프로그램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