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주성 기자 (qrweuiop@skkuw.com)

지난 23일부터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영어영문학과 학생회 선거가 연기됐다. 선거관리위원장(이하 선관위장)은 선거 연기를 선언했고, 선거를 준비하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는 선관위장을 규탄하는 성명문을 게시했다.

지난 17일 △러시아어문학과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 △철학과 학생회 구성을 위한 공동 선거가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개시됐다. 하지만 투표가 시작된 23일, 영어영문학과의 투표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관위장이 학생회 선거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선관위장은 △문과대 집행부와의 내통 △불법 정보 수집 △선관위실 점거 △인준 서류 위조 혐의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선본 측은 이러한 내용들이 선관위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이에 대한 반박문을 게시해 입장을 밝혔다.

선본 측에서는 인준서류의 경우 다른 선관위에게 배부 받은 것이며, 선관위실 점거는 관련 사항을 안내받지 못해 벌어진 불찰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선관위장이 주장하는 불법 정보 수집의 대상은 영어영문학과의 유권자 수를 알기 위함이었으며 ‘후보자 등록을 위해 영문과 정원 50%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세칙에 따라 문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과대 집행부와의 내통은 “실은 선관위장이 선본의 후보 연락처가 담긴 종이를 찢어버린 상태에서 회의 시작시간을 세칙과 다르게 알고 있는 것을 본 후보의 지인이 이를 알린 것”이라며, “오히려 선관위장이 선본의 후보 등록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던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2일 문과대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선거 연기에 따른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두 당사자와 사건 경위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의 문제점으로 먼저 문과대 학생회실이 선관위실로 사용된 것이 꼽혔다. 후보가 선관위원 없이 선관위실에 출입하게 된 것이 문과대 학생회실이 모든 학생들에게 열린 공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른 문제점으로는 소통의 부족이 지적됐다. 선관위원들끼리도 선본에게 선거에 관한 내용을 다르게 공지하면서 혼란이 불거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적합한 선거 환경이 갖춰진 후에 선거를 재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과대운영위원회가 의도한대로 선거에 관련된 논란이 해소됐는지는 의문이다. 선본 측의 성명서에는 선본 측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선관위 측의 실수가 밝혀졌지만 선관위장은 선본이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학우들에게 인식하게 만든 만큼 사과와 해명,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장은 성명서에서 “선관위 교육을 강화하고 자보 게시에도 부드러운 단어를 사용하겠다”며 조속한 선거 재개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