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올해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소프트웨어 관련 강의가 교양필수 4학점으로 지정되었다. 최근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에서 이긴데 자극받아 공부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융합인재 양성과 사고력 함양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40년 전인 경상대 77학번에는 유학과 철학 등이 교양필수과목이었다. 사회여건의 변화와 학제 개편에 따라 대학 신입생의 교양 강의가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글로벌이란 수식어를 단 학과와 자연과학캠퍼스의 새로운 학과들의 생성과 발전은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진전과 함께 저성장사회에서의 취업난과 절망감은 심각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우리 대학의 정체성과 관련된 위인들에 대한 교양강의를 제의한다. 88올림픽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에게 제국주의 시대를 살면서 식민지 전락과 일제하의 어려운 시절 및 국토분단과 6.25 사변의 혼란 등을 꿋꿋하게 극복한 위인들의 삶에 대한 교양강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과 관련된 수많은 인물 중에서 심산 김창숙 선생과 호암 이병철 선생의 삶과 업적에 대한 교양강의를 추천한다. 심산 선생은 중앙학술정보관 입구의 흉상으로 그리고 정보관 광장 앞의 동상으로 후학들을 지켜보고 있고, 수원의 자연과학 캠퍼스에도 동상으로 학교발전을 지켜보고 있다. 호암 선생은 서울의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많은 학생이 출입하는 호암관이라는 건물의 이름으로 표상되고 있다.

밝은 인상의 참신한 신입생에게 심산 선생과 호암 선생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기회가 없으므로 두 분을 잘 알지 못하고 무관심하지만 그 의미는 알아야 할 것이다. 그분들의 삶에 대한 교양 강의의 필요성을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심산 선생(1879~1962)은 투철한 선비정신으로 독립운동을 하였고 광복 후에는 성균관대학교의 창설자 중 한 분으로 초대 총장을 하시면서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이념과 방향을 정리하신 사표이다. 민족 분열의 항구화를 걱정하여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남한 단독 선거를 반대하였고, 나아가 이승만 정권의 부패 독재화에 대하여 정권투쟁을 하다가 1956년 2월 성균관대학교에서 물러났다. 두 아들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본인은 1927년 상해에서 일경에 체포되어 압송된 후 1년여의 갖은 고문과 14년 형의 언도 및 투옥으로 두 다리가 마비되어 벽옹(躄翁)이란 별호를 사용한 심산 선생의 삶은 가히 단재 신채호, 만해 한용운과 함께 근대 삼절(三節)로 추앙되는 바이다.

호암 선생(1910~1987)은 삼성그룹의 창설자로서 1965년 9월 삼성문화재단이 본교의 운영을 맡게 되자 1965년 12월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학교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실사구시의 학풍을 따른 조부 밑에서 한학을 배운 호암 선생이 사업가로서 일제하의 어려운 시절과 6.25 사변 등을 겪으면서 삼성이란 대기업을 이루어낸 과정을 연구하면 오늘날 우리가 봉착하고 있는 경제적 위기와 어려운 문제를 극복할 수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심산과 호암에 관한 연구서가 적지 않으므로 신입생들에게 교양강의로 다룰 소재는 충분하다. 국제화시대에 성균관대학교의 정체성 확립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두 분의 삶에 대한 교양강의는 신입생에게 자극이 되고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