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마 전 1학년 때 사진을 찾아보았다. 바쁘게 살면서 잊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진 속에 나는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다. 1학년 처음 동아리에 들어 동기들과 함께 소풍으로 롯데월드를 간 것, 첫 엠티, 축제 때 주점, 원어 연극한 것까지. 한 장 한 장 볼 때마다 그 당시 추억이 떠오르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특히 내가 새내기였을 때는 지하철로 대성리를 갈수 없었기 때문에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MT를 갔다. 청량리에는 모든 학교가 다 모여 기차를 기다렸고 스마트 폰도 없던 시기였기에 서로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또한 금잔디에서 낮에는 자장면이나 도시락을 먹고 저녁에 치맥을 했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금지되었지만 새내기 때는 꾸역꾸역 낮술도 하고 점심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또한 지금은 비록 사라졌지만 과거 도서관 옆에 돌 다방에서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저녁을 해결하고 인생에 대한 고민으로 수다를 떨었다

청년 실업이 역대 최고치라는 요즘, 1학년임에도 졸업 전까지 계획을 세워 학점 관리, 영어성적, 기타 대외 활동 등을 준비한다. 물론 내가 새내기 때도 취직 걱정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당시에도 취업은 힘들었으며 스펙을 많이 가지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달리 생각한다. 어차피 향후 대학생활 내도록 취업준비를 하고 공부하느라 정신없을 테니, 새내기 때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으며 여유롭게 삶을 즐기고 본격적인 취업준비는 2학년 2학기부터 하는 것은 어떠한가. 나 역시 새내기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한 후 2학년 2학기부터 하고 싶은 일에 매진했다.

나는 아르바이트, 과외, 학교공부, 관세사 공부를 병행했다. 그렇기에 지금 학우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에 100퍼센트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알기에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 역시 2년 동안 아침에 도서관에 와서 저녁에 집에 갔으니……. 기성세대들은 우리에게 취직에 매몰되어 꿈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현 상황을 이해치 못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꿈을 꿀 시간이나 여유조차 주어지지 못한 사회 현실에서 우리는 경쟁 속에 경쟁에 함몰되어 살아갈 처지에 놓여있다. 경쟁 속에 사회에서 부득이하게 스펙에 매달려야만 하는 현실은 정말 안타깝다. 이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 구조자체의 잘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내기부터 스펙에 매달려 본인의 행복을 찾지 못하는 것은 너무 슬픈 일 일이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1학년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놀았던 기억, 다양하게 했던 경험들이 어느 순간 한 점에 모여 나의 삶의 모습을 표현하게 된다. 그 당시에는 수많은 점들이었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에는 하나의 그림이 된 것이다. 쓸데없는 경험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소한 경험조차 나를 만드는 하나의 구성요소가 된다. 스펙에 매달려야만 하는 팍팍한 사회현실, 구조자체가 잘못된 사회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소중하고 행복하게 보낼 권리가 있으며, 그 시간은 헛되이 보일지라도 내 자아를 찾는 소중한 시기일 수 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말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하고 싶은 것을 찾다보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대학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다.

김종윤(정외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