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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선택: 리얼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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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호] 승인 2016.05.16  2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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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시절은 대학생활이었다. 가장 재미있거나 행복한 시간은 아니었다. 내놓을만한 성과가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 베스트로 손꼽는 이유는 최고의 자산(asset)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 자산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대학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우선 목표 세우기가 어려웠다. 불확실한 사회로 진출하는 문턱인 탓에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보였다.
“선배님, 이 전공 졸업하면 나가서 뭐해요?”
“교수님, 이런 것 배우면 어디에 활용하나요?”
“과장님,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이 일 잘하는 건가요?”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대답은 모호했다. 모든 것이 하기 나름이란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고도 하였다. 인생 설계. 내 인생을 스스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조언은 시야가 좁았던 내게는 오히려 불안감만 가중시켰다. 미래 구상이 클수록 낯선 불편함이 스트레스로 다가섰다.

   

일러스트정낙영 전문기자 webmaster@


내가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은 선택하는 삶이었다. 설계가 아니라, 선택으로 오늘만이라도 집중하려고 노력하였다. 작은 선택을 하고 약속을 지키는 과정, 그 자체를 즐겼다. 도서실 1등으로 들어가기, 도서실 꼴찌로 나오기, 동일한 시간대에 커피숍에서 2시간 시간보내기, 고시촌에서 살아보기, 영자신문 사설 번역하기, 야구 동아리 신설하기, 그리고 전공 원서 완독하기. 일상은 학우들과 똑같이 하면서도 나만의 작은 시도들을 3개월마다 선택하였다. 알고 싶었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과연 얼마나 충실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지 말이다. 끈기가 없는 나였기에 주제와 방식을 계속 바꾸면서 스스로를 테스트했다.

대학시절에 그렇게 만든 나의 자산은 바로 ‘자신감(confidence)’이었다. 3개월만 허용되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큰 선물이 되어주었다. 친구 4명이 함께 비슷한 시도를 하였는데, 3명이 교수가 되었고 나머지 한 명은 대기업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부터 목표를 정해놓진 않았지만 작은 선택들이 점점이 이어져 각자에게 필요한 길을 찾아준 셈이다. 

지난 10년 동안 학부 과목의 학생들에게 10%의 가중치를 갖는 리얼옵션(Real Option) 과제를 요구해 왔다. ‘미래의 선택권리’라는 의미를 가진 리얼옵션을 위해 스스로 약속을 하고 매일 지키라는 주문이다. 내가 학창시절에 체험했던 ‘3개월 약속 지키기’의 교훈을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매학기 300~400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으므로 이미 5천 명 이상의 제자들이 과제를 시도하였다. 희망적인 사실은 우리 학생들의 실행 성공률이 무려 7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대학시절 내내 리얼옵션 과제를 계속 시도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최고의 순간을 체험하게 될 인재들이다.

삶의 비결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숨어있다. 모든 결실이 길고 지루한 과정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복. 반복. 반복. 나는 대학 4년 동안 리얼옵션 과제와 대화했다. 나 자신에 대해 물어보았으며 미래를 점쳐보았다. 심지어 불안감을 떨치는 친구로 삼기도 하였다. 그래서 결국 알게 되었다. 내일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3년 후를 바꾸기는 쉽다는 사실을.

   
신완선 교수
시스템경영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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