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수현 기자 (skrtn1122@skkuw.com)

영국의 TV포맷 전문가 Justin Scroggie 박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 안상훈 전문기자 webmaster@

지난 13일 우리 학교 영상학과(학과장 현대진 교수)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새로운 TV 시대에 방송포맷의 역할’ 포럼이 경영관 지하 1층 계단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TV포맷’ 산업의 명확한 개념과 현황을 알리기 위해 개최됐다. 영상학과 학우들을 비롯해 약 8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호주 △중국 △영국의 권위 있는 TV포맷 전문가들이 연사로 초청됐다.

TV포맷은 TV 프로그램이 다른 나라로 수출돼 제작되더라도 동일한 내용과 품질의 콘텐츠로 제작될 수 있는 프로그램 콘텐츠의 집합을 뜻하는 말이다. 한 예로 미국의 <The Voice> TV포맷은 여러 나라로 수출돼 <Voice of Korea>, <Voice of China>, <Voice of Finland> 등의 프로그램으로 제작됐다. 우리 학교 영상학과 이준희 교수는 이처럼 국제화되는 방송시장에서 TV포맷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호주의 TV포맷 전문가 Michael Keane 교수는 다양한 사례분석을 통해 전체 TV포맷 산업 동향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포맷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에 대해 “포맷을 카피할 수 있는 쉽고 많은 방법이 존재한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각국의 방송사는 돈을 내고 저작권을 사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맷을 그대로 사용하면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 이후, TV 소비 방식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시청자의 ‘좋은 콘텐츠’에 대한 열망”이라고 강조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다음으로 중국에서 활동 중인 Tony Ma 박사는 중국의 TV포맷 시장을 분석하고 한·중 간 방송 협력 방안을 다뤘다. 그는 중국 방송시장의 성장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TV포맷을 가져온 예능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가 전국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시즌4까지 제작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등의 프로그램 포맷이 중국에 수출돼 많은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Ma 박사는 “한국 예능 포맷은 중국에서 큰 성공을 이뤘지만 한국의 기성화된 포맷은 이미 많이 소비돼 새로운 포맷의 창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TV포맷 전문가 Justin Scroggie 박사가 ‘The DNA of International Format'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방송 포맷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들에 관해 설명했다. 여러 요소 중 ‘신념’을 첫 번째로 꼽은 그는 포맷제작자로서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고 실행하는 것이 포맷 제작자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TV포맷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시각적인 상징을 포함해야 하며 △2분 안에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모든 문화를 넘나들며 현지화가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모두 끝난 뒤, 약 30분가량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많은 학우들이 강연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이소정(영상 14) 학우는 “이 강연을 통해 포맷시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었다”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이 교수는 “방송포맷 분야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분야지만 앞으로 세계방송시장에서 주요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며 “학생들이 이 강연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기 바라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