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마을' 장혜선(61) 씨

기자명 박희철 기자 (wheel21@skkuw.com)

자과캠 후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마주하는 ‘콩마을’은 많은 학우들이 찾는 우리 학교 맛집이다.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큼직하게 썬 따끈따끈한 두부와 부드러운 보쌈, 구수한 콩 향기가 번지는 된장국은 방금 막 식사를 마친 사람이라도 군침이 도는 메뉴다. 학우들이 허기를 채우고 싶을 때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집밥이 생각날 때 떠올린다는 ‘콩마을’에서 장해선(61) 씨를 만났다.

 

 

2000년 10월 말, 식당을 시작했을 때부터 함께 한 장해선 씨는 16년째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오늘 공장에 가셨어요. 평소에도 농사일과 공장일 때문에 자주 가게를 비우세요” 집안 대대로 두부공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직접 생산한 두부로 음식을 만들어 팔자고 생각한 것이 ‘콩마을’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손님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음식을 만드려고 노력한다. 두부 외에도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은 모두 직접 농사를 지어 재배한 채소로 만든다. 김치 또한 직접 수확한 배추로 만든다.

음식을 만들 때 쓰는 주재료를 사장이 직접 생산해서 가져오기 때문에,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주로 그녀의 몫이다. 평소 세심하게 손님을 챙기는 장 씨는 특히 매일 마주하는 학생들을 신경 쓴다. 학생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그녀는 “이곳에 오는 학생들이 자식 같기 때문에 챙겨주고 싶다”며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보였다. 실제로 그녀는 식당에 자리가 거의 없을 때 다른 손님들보다 학생들에게 먼저 자리를 준다. 또한 식당에 오는 학생들은 공깃밥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이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들이 이곳에서만큼은 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배부르게 먹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학생들이 음식을 남기고 갈 때면 “배부르게 먹은 것 같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남겨진 음식을 보면 자신이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학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학교 근처에서 가게를 오래 운영하다 보니 ‘콩마을’에는 단골인 학생들이 많다. “매일 오는 학생이 있는데 채식주의자라서 항상 콩비지만 먹어요. 자주 오는 학생들은 어떤 것을 시킬지 주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그녀에게 가장 특별한 기억은 한 학생이 부모님을 모시고 식당에 찾아왔던 날이다. “평소 식당에 자주 왔던 학생이 어느 날 부모님을 모시고 왔어요. 자신이 부담 없이 맛있게 먹는 곳이기 때문에 부모님께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또한 졸업한 학생들이 “이곳의 맛이 그리웠다”며 식당을 찾았던 날을 떠올리며 그녀는 미소를 보였다.

‘콩마을’에서 지내온 시간만큼 학생들과 유대가 깊은 그녀는 이곳이 집밥을 먹는 느낌이 드는 가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을 먹는 것처럼 편안하고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어요. 식당에 오는 학생들이 기분 좋은 배부름을 가지고 갔으면 해요.”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콩마을’은 집밥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학우들로 붐빈다. 정성을 담아 차려진 밥상에는 오늘도 학생들을 향한 엄마의 애정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