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사진부 (webmaster@skkuw.com)

9월의 첫 주, 2학기의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지만 지난 방학을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계획대로 보내지 못한 방학을 떠올리면 후회마저 든다. 하지만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방학을 잘 보내는 방법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훗날 떠올렸을 때 지난 방학이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여기 방학을 온전히 자신으로 채운 학우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진부 |  박희철 기자 wheel21@skkuw.com
백미경 기자 b.migyeong@

여행에서 찾은 '나의 발견'입니다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끝낸 7월에는 가족과 함께 캐나다 서부를 여행했어요. 귀국 전에 지원한 학내 프로그램 ‘글로벌 대사 프로젝트 - SKKU Asia Pioneer’에 선발돼서 한국에 오자마자 다시 10일간 라오스와 베트남을 갔다 왔어요. 가족과의 캐나다 여행은 스스로 모든 것을 준비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동생을 책임져야 했기에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진로 선택에 있어 우선순위를 알게 됐어요. 캐나다 여행이 나 자신을 발견했던 시간이라면, 베트남과 라오스에서 보냈던 순간은 앞으로 대학생활에서의 이정표인 것 같아요. 해외에서 만난 동문 선배들과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호치민 친구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거든요. 이번 여행은 제 자신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4년 만에 복학을 하는 이번 2학기가 기대됩니다.”

조기화(경영 11)

 

 

졸업을 앞두고 '아마추어의 마지막 무대'를 만들었죠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5월부터 준비했던 뮤지컬 <날아라 박씨>를 공연했어요. 뮤지컬 공연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3년째 하고 있는데, 이번이 5번째 공연이었어요. 이전 공연에서는 주로 주연을 맡았는데, 이번 공연은 인턴을 병행하느라 앙상블로 참여했어요. 이번 방학은 졸업을 앞둔 마지막 방학이라 그런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려 했던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도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 보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이번 방학은 마지막 방학이라 그런지 이전보다 집중하고 몰입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대학에서의 삶을 마치고 사회로 넘어가는 시기니까, 이번 방학에 했던 공연이 저에게 아마추어로서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어요. 취업을 앞둔 학생으로서, 스스로 만족한 열정 넘치는 방학이었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그동안 미뤘던 어학공부도 하고, 제가 정말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며 진로를 정하려고 해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개강이 기다려집니다.”

김자현(경영 10)

 

전공의 의미가 달라진 '생각의 변화'를 이루었죠

“7월 말, 중국 북경에 있는 항공대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어요. 전 세계 대학생들과 함께 북경에서 1주일 간 토론하고 중국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저는 중어중문학과지만 솔직히 지금까지 중국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고, 첫날은 프로그램도 적응이 안 돼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국 친구들의 순수함과 따뜻한 배려에 점점 생각이 바뀌었어요. 중어중문학과를 선택한 건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이미 중국어를 잘하는 학생들과 수업을 듣다 보니, 중국어를 못하는 저는 금방 흥미가 떨어졌어요. 그래서 중어중문학과보다는 이제 곧 복수전공을 할 행정학과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어에 대한 관심과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그래서 중국을 갔다 온 뒤 학원을 다니며 HSK 공부를 하고 있어요.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번 학기는 1학기와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정지안(중문 15)

 

 

바쁨을 선택한 '기분 좋은 정신없음'이라 말할 수 있어요

“이번 방학은 아르바이트의 연속이었어요. 평일에는 과외 2개, 주말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고 7월까지는 방과 후 강사도 했었어요. 아르바이트가 곧 일상이었죠. 과외는 구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우연치 않게 들어온 건데, 저는 일이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고 다 하다 보니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바쁠 때는 오전 5시에 일어났고 평소에는 오전 1시가 넘어서야 자서 항상 피곤하고 잠이 부족해요. 하지만 잠은 나중에 많이 잘 수 있고, 오히려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가만히 있는 걸 더 못 견뎌요. 그래서 끊임없이 할 일을 찾고, 덕분에 바쁘지만 즐겁게 지냈던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돈을 모으기보다는 필요할 때 쓸 돈이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부모님께 용돈을 따로 받지 않고 혼자서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어요. 다음 방학 때는 여행을 하고 싶어요. 잠깐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한 달 정도 오래 머무를 계획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더욱 열심히 해야겠죠?”(웃음)

김은홍(유동 14)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계를 실험하는 초석'이죠

“이번 학기에는 처음으로 휴학을 하고, 방학 때처럼 회계사 공부를 할 예정이에요. 작년 7월에 전역을 하고 복학을 한 뒤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방학에는 1주일에 쉬는 날 하루를 제외하면 매일 같은 생활을 반복했어요. 오전 7시 30분에 공부를 시작해서, 11시 30분에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 5시 30분까지 공부를 하고, 학식을 먹은 뒤 12시 30분에 공부를 끝내고 집에 와서 오전 1시쯤 잤어요. 재수를 해서 시간에 쫓기는 느낌을 받아 힘든 점을 제외하면 현재 공부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사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힘들어도 잘 버티고 있어요.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시험에 합격하고 난 뒤의 모습에 대한 상상이에요. 제가 원하는 진로를 이루며 나아가는 제 모습을 그리면서 지금의 생활을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학은 제 한계를 실험하는 초석이자 전초전 같아요.”

김종화(글경제 12)

 

 

불확실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꿈의 시작'이에요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난 뒤,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방학에는 운동이 끝나면 오후 3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고 밤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7월 초에 금융권 인턴에 합격을 했는데, 그때 현실이 와 닿았어요. 인턴이 끝나면 직원으로 채용되는 좋은 기회였고, 전공과도 잘 맞는 직업이었죠. 그런데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졌어요. 저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우리 학교 경제학과를 다니게 됐을 때도 큰 망설임은 없었어요. 생각해보면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인턴을 포기했어요. 대신 계속된 고민 끝에 결정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는 스피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스피치 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자주 서점에 들러 관련 서적도 보고 있고요. 지금까지 단순히 취업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여러 준비를 하느라 똑같이 바쁘지만 지금이 더 재밌어요. 오히려 불확실한 지금이 더 즐거워요.”

문지원(경제 14)

 

 

학기 중과 차이는 없었지만 배움은 다른 '1.5학기'에요

“이번 방학은 학기 도중 시작한 인턴을 계속하며 보냈어요. 전자소재 연구소에서 일을 하며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투명전극과 관련된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 등을 했어요. 매일 반복된 일상을 보내다 보니 방학이 학기 중과 다르지 않았어요. 인턴을 하게 된 계기는 회사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였어요. 졸업 후 대학원 진학보다는 취업을 하고 싶은데 회사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거든요. 인턴활동을 하면서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나 화학공정을 직접 보게 되었고, 실험 방법과 리포트 작성법을 배우게 됐어요. 이번 방학은 학기 중과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1.5학기 같아요. 하지만 공부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관련 지식을 인턴을 통해 쌓을 수 있었고, 훗날 취직을 하게 되었을 때의 생활을 미리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방학의 의미는 남다른 것 같아요. 다만 현재 인턴을 하는 곳이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다음 방학 때는 국내 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소윤식(신소재 11)

 

 

실습을 하다 보니 '소나기'처럼 금방 지나갔고 시원했어요

“과 교육과정상 이번 방학은 대학원 실습을 하며 보냈습니다. 학생마다 관심 있는 실험방에 지원하는데, 제가 있는 실험방은 알츠하이머병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실험을 했는데, 제 연구 상황에 따라 일찍 가서 늦게까지 있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연구 활동이 재밌어서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사실 3년 동안 전공 공부를 하면서 힘들고 답답할 때가 많아서 대학원 진학은 아예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런데 방학 때 했던 실습은 공부할 때만큼 치열하지 않았고, ‘내가 나중에 이런 일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자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어요. 폭염이 계속된 올여름에 비가 내릴 때면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시원했는데, 대학원 실습이 저에게 같은 느낌이었어요. 실습이 재밌다 보니 금방 지나간 것 같아서 시원하면서도 잠깐 스쳐간 소나기 같아요. 그리고 대학원 실습 덕분에 대학원 진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번 실습을 통해 미래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갖게 됐어요.”

고원(약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