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 문화사

기자명 황병준 기자 (hbj0929@skkuw.com)

 

사진 | 김수현 기자 skrtn1122@

성균관로는 우리 학교 인사캠 정문에 닿는다. 이 길을 따라 7개의 문화사가 정렬해 있다. 등교할 때, 많은 학우가 셔틀버스를 타고 문화사들 앞을 지나간다. 점심 때 밥을 먹으러, 하교할 때 역을 향하여 많은 학우가 문화사들 앞을 지나간다. 문화사를 찾는 학우들도 있다. 7개의 문화사와 셔틀버스와 학우들이 거리에 들어찬 모습은 성균관로를 메우는 풍경 중 하나다.
명륜 문화사는 성균관로 초입에 있다. 간판은 파란색이다. 파란색 바탕에 흰색 글자로 ‘명륜 문화사’라고 크게 적혀있다. 그 위에 작은 글자로 ‘고속복사/제본/출력/학위논문’이라고 적혀있다. 들어가 보니 정면에 컴퓨터 한 대가 놓여있었고 그 주변에 고속복사와 제본과 출력에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기계들이 들어차 있었다.
지난달 31일, 명륜 문화사의 사장인 김민성 씨를 만났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20년 전 이곳에 와 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그의 삼촌이 운영하던 이곳을 인계받았다. 그는 “건강이 안 좋아지신 삼촌께서 나에게 가게를 봐달라고 해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영업을 시작했던 1995년도에는 셔틀버스가 없었다. 성균관로도 대리석포장도로가 아닌 아스팔트포장도로였다.
20년 전에는 책을 들고, 이 아스팔트포장도로를 찾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는 “예전에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많이 달랐으니까”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부터 출판물의 불법 복제 근절을 위한 단속을 실시했다. 문화사들을 찾는 학생들은 20년 전에 비해 1/3가량 줄었다고 했다. 그는 “출판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요즘 명륜 문화사에는 연극 대본이나 보고서, 책자를 만들어 달라는 외부 주문이 더 많다.
20년이 지난 지금, 업무는 기계화됐다. 기계들을 보며 그는 “예전에는 많은 것들이 아날로그였지만 지금은 거의 디지털식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제 손으로 직접 접착제를 발라가며 논문을 제본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인쇄기도 예전에는 복사 한 번 하려면 열 번을 눌러야 했는데, 지금은 한 번 만 누르면 열 번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기 편해졌다고 했다.
명륜 문화사에는 업무를 돕던 아르바이트생들이 있었다. 우리 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다니던 한 아르바이트생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그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며 “지인이 잘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몸 건강하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학우들에게 전했다.
인터뷰를 끝마치고 나오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비 오는 거리 위에 가방을 멘 사람들이 많았다. 책을 들고, 문화사로 들어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학기 중에는 매일, 많은 학우가 셔틀버스를 타고 문화사들 앞을 지나간다. 등교할 때, 점심 때, 하교할 때 많은 학우가 문화사들 앞을 지나간다. 문화사를 찾는 학우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