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민 기자 (soommminn@skkuw.com)

성적 우수 장학금 제도가 신청제로 변경된 이후 신청 시기가 성적 공시일 전에 종료되고 교수 추천서 및 학업 계획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학교는 2014년 2학기까지 별도의 신청 없이 성적에 따라 자동으로 성적 우수 장학금(이하 성적 장학금) 수혜자를 선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1학기부터 성적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매 학기 공지되는 신청 기간에 직접 신청을 해야 한다. 또한, 올해 1학기부터는 신청서와 함께 교수 추천서와 학업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학생지원팀(팀장 이재원) 유백영 과장은 신청제로의 변경이 성적 장학금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 국가 장학금과 성적 장학금을 구분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학업 계획서와 교수 추천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우수한 학생들의 우리 학교 대학원 진학 유도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도의 변화가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지 못하고 학우들에게 불편만 가중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신청 시기가 성적 공시일 이전에 끝나 학우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올해 1학기에 진행된 성적 장학금 신청 기간은 1차가 5월 말에서 6월 초, 2차가 6월 중순에서 6월 말로 공지됐다. 하지만 공지된 2차 신청 기간이 성적 공시일 전에 끝났기 때문에 학우들은 자신의 성적을 알지 못한 채 성적 장학금을 신청해야 했다. 따라서 자동으로 장학생이 선발될 경우 충분히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성적을 거둬도 신청을 하지 않아 받을 수 없는 사례가 생겼다. 경제학과의 한 학우는 “신청 기간이 성적 공시 기간 전이라 성적을 예측할 수 없어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성적이 높게 나왔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세대와 경희대의 경우 우리 학교와 같이 성적 장학금 수혜를 위해 신청이 필요하지만, 신청 기간이 성적 열람 가능일 후까지 걸쳐 있어 성적을 알고 난 후에도 장학금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유 과장은 다음 학기부터는 1, 2차 기간을 없애고 성적 확정 전 한 달 정도로 신청 기간을 늘릴 것이라고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신청 기간을 늘려도 성적 확정 전이기 때문에 성적이 변동될 여지가 있으며 성적 공시 후에 교수 추천서와 학업 계획서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 이내에 불과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문제는 여전히 제기될 전망이다.
장학금 수혜 과정에서 학업 계획서와 교수 추천서를 제출하는 것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 또한 문제로 여겨진다. 가령 문과대의 경우 교수 추천서를 일괄 지급하거나 전혀 받지 않아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에서 그 영향이 미미한 학과가 10개 학과 중 절반에 달했다. 문과대 소속 익명의 한 학우는 “과사무실에 문의하니까 교수 추천서를 일괄 작성해준다고 해서 추천서는 안 내고 다른 서류만 제출했다”며 “명목상 하는 느낌이라서 큰 비중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학과의 행정실 관계자 역시 “학교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하는 절차다. 학업 계획서와 교수 추천서의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교수가 일일이 학생과 면담을 진행하여 추천서를 작성해주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또 다른 학과의 행정실 관계자는 “학과 인원이 많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추천서를 교수님들한테 일일이 다 받기가 번거로우므로 추천서를 일괄적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교수 추천서를 전혀 받지 않은 독어독문학과의 관계자는 “장학금 신청 기간과 교수님이 상담할 수 있는 기간이 맞지 않아 학생과 교수와의 면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 과장은 “학교 본부가 기준을 제시하면 단과대학별로 조정해서 운영하기도 한다”며 학과 사정에 맞춰 진행하는 것을 학교 본부 측이 사실상 제지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덧붙여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개선을 통해 제도가 정착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