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주성 기자 (qrweuiop@skkuw.com)

신문이 발행되면 기자단이 모두 모여 지면평가를 진행한다. 이 때 기자단 사이에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단어가 너무 어려워서 기사 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비교적 학내사항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을 기자단들에게도 보도부에서 다루는 기사들, 특히 학생자치에 관한 내용은 쉽게 외면당하곤 한다. 사실 학생자치가 학우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은 최근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학생회와 학생자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로도 학우들이 학생자치에 큰 관심을 가진 적이 별로 없었다.
이번호 취재과정에서 이러한 외면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양 캠퍼스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를 취재했고, 인사캠 회칙개정소위원회(이하 소위) 위원장을 인터뷰했으며, 사회과학대학(이하 사과대) 학생회장을 만나 학생회의 이야기를 들었다. 굳이 비교하면 전학대회는 국회 역할을 하는 회의체고 회칙개정은 학생회의 개헌 같은 내용이니 이번호에는 학생자치의 가장 중요한 사항들을 다룬 셈이다. 하지만 전학대회에서는 활발한 토의보다는 형식적인 의결이 반복됐고,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정족수 미달에 의한 폐회도 여전했다. 인사캠 소위 위원장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고, 사과대 학생회장은 학우들이 가지는 학생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청년층의 투표독려운동이 활발해지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모두 자신의 권리를 찾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이유에서 진행되는 운동이다. 사회의 청년문제를 정치인이 해결할 수 있다면, 학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학교 전체단위의 문제는 총학생회에서, 더 작은 단위의 문제들은 그 단위에 맞는 단과대 학생회나 과 학생회에서 해결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는 청년층이 자신들이 고려해야할 많은 사람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학생회는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하지만 학우들의 무관심은 학생회가 더 이상 학생들을 위하지 않도록 만든다. 많은 학우들이 학생회비 사용내역에 관심을 가진다. 이에 학생회비를 배분받는 학생회들에게 결산은 당연한 의무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심밖에 있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비용은 결산되지 않았다. 이번 전학대회에서 이러한 부분이 지적됐다. 만약 결산이 이뤄지게 된다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학생회비로 조성된 선거비용의 사용처가 한층 깨끗하게 밝혀질 수 있게 됐다. 한 대의원의 관심 덕분이다. 학우들이 학생자치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회를 감시하며 견제할 때, 학생자치는 계속해서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나무는 국민들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학생자치를 다루는 보도부 기자로서 나는 이 말을 이렇게 고치고 싶다. “학생자치의 나무는 학우들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